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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삼성바이오 유상증자, 삼성물산 재무상태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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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삼성바이오 유상증자, 삼성물산 재무상태 발목잡나?

삼성물산 지난해 말 현금및현금성자산 1조1027억원으로 유상증자 대금 1조2168억원에 모자라…삼성물산 주주 배당금 6928억원 지급도 재무상태에 부담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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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물산의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지난 18일 계열사 삼성바이오의 유상증자에 1조2168억900만원를 오는 4월 8일 출자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의 지분 43.44%(2874만2466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삼성바이오는 구주 1주당 0.0662517947의 비율로 유상증자를 실시합니다. 1주당 발행가는 63만9000원입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 유상 신주 190만4239주를 배정받았고 주당 63만9000원을 곱해 1조2168억900만원의 청약대금을 지불하는 유상증자로 진행됩니다.

삼성물산은 1조2168억900만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4월 8일까지 현금으로 입금해야 하기 때문에 재무상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말 현재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1027억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송두리째 쏟아부어도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보다 1141억원 가량이 부족합니다.

삼성물산은 또 지난 1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4200원, 우선주 1주당 4250원의 배당을 실시하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승인함에 따라 6928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이에 앞서 삼성바이오의 2대주주인 삼성전자도 삼성바이오의 유상증자에 8821억2500만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한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 지분 31.49%(2083만6832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현재 별도기준 현금현금성자산이 3조9189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해도 재무상태에는 그다지 압박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바이오의 18일 종가는 82만8000원으로 시가총액이 54조7846억원에 달합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의 지분 43.44%는 23조7984억원 가치에 이릅니다.

반면 삼성물산의 18일 종가는 11만5500원으로 시가총액이 21조5855억원에 이릅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삼성물산 시가총액보다 2조2129억원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와 함께 상장되어 있어 모회사 디스카운트 현상으로 인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의 지분 가치에도 못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유상증자에 투입하는 1조2168억원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등의 정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안이 삼성물산 주가 관리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 17.97%(3388만220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지분 6.19%(1166만2168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여사는 지분 0.96%(180만8577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이 33.45%(6306만4983주)를 갖고 있지만 소액주주의 비중은 약 41% 수준으로 삼성 오너가의 지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바이오는 유상증자를 통해 약 3조2000억원 상당을 마련한 후 이 가운데 1조2024억원을 투입해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의 지분을 사들일 계획입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1월 28일 미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1852주(지분 50%-1주)를 2조7655억2000만원(약 23억 달러)에 매입키로 의결한 바 있습니다.

삼성바이오가 사들이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과 연관된 회사이며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2018년 11월 삼성바이오의 에피스 회계처리 변경을 고의로 분식회계 처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후 삼성바이오의 분식 회계는 검찰 고발로까지 이어졌고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공방으로까지 비화됐습니다.

삼성바이오는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1조2168억900만원과 2대주주인 삼성전자가 8821억2500만원을 유상증자에 출자키로 결의함에 따라 최소한 2조989억3400만원의 현금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의 모회사인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업가치 효과에 대해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