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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대한항공, 진에어 인수시 지불한 경영권 프리미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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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대한항공, 진에어 인수시 지불한 경영권 프리미엄 논란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경영권 프리미엄 27.5% 지불…진에어 주가는 대한항공 인수 후 하락으로 소액주주 상실감 높아져, 진에어 적자는 대한항공에도 부담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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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모회사인 한진칼이 보유한 진에어의 지분을 전격적으로 인수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장 마감후인 오후 4시 32분 한진칼이 보유한 진에어 지분 54.91%(2866만5046주)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대한항공은 공시 이틀후인 15일 오후 4시 한진칼과 시간외 대량매매 체결에 따라 진에어의 최대주주의 지위에 오르게 됐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습니다.

대한항공은 사들인 진에어의 매입 금액은 6048억3200만원 상당으로 주당 매입가격이 2만1100원입니다.
진에어의 지난 13일의 종가는 1만6550원으로 대한항공이 모회사인 한진칼로부터 진에어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27.5% 가량 지불한 셈입니다.

진에어의 주식은 대한항공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에도 하락세를 보였고 21일 종가는 1만4450원으로 대한항공이 인수하기 직전의 1만6550원보다 12.7%(2100원) 하락한 수준입니다.

진에어는 2008년 1월 23일 에어코리아로 설립되어 2008년 4월 5일 정기항공운송사업면허 및 노선개설면허를 취득하여 항공운송업을 주요영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8년 5월 에어코리아에서 진에어로 회사명을 변경했습니다.

진에어는 설립초기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3년 최대주주가 한진칼로 바꿔졌고 한진칼이 지분 100%를 갖게 됐습니다.

진에어는 그후 유상증자와 공모를 거치면서 한진칼의 지분이 줄어들었고 한진칼은 지난 13일 진에어의 주식을 전량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팔아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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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진에어를 인수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한진칼에 27.5% 지불하면서 대한항공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한진칼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나치게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에어의 경영실적은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액이 2472억원, 영업이익이 –1853억원, 당기순이익이 –133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3년째 적자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진에어는 올해 1분기에도 개별기준 매출액 675억원, 영업이익 –464억원, 당기순이익 –310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인수함으로써 진에어의 마이너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대한항공의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돼 대한항공의 향후 실적을 깎아내릴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주식양수도로 경영권 변경 시 피인수회사의 소액주주가 인수기업에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해외에서는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통해 소액주주에게 매각 기회를 부여한다”면서 “이를 참고해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의무공개매수 제도란 일정 지분을 얻어 경영권을 획득하려는 주식 매입자에게 대주주의 지분 뿐만 아니라 일반주주와 소액주두의 지분을 함께 매입토록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최대주수의 경영권 변경 시 일반주주와 소액주주들을 위해 의무공개매수제도의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모회사인 한진칼로부터 27.5%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진에어의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결의했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이 의무공개매수제도의 도입을 서둘렀으면 대한항공의 한진칼 지분 인수 시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는 주식들도 한진칼과 같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진에어의 지분 7.30%(376만1420주)를 갖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최대주주가 바꿔져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고 되레 주가 하락에 처해 국민들에게 돌아갈 연금이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셈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기업의 주가 방어를 위한 역할만 할 뿐 기업 M&A(인수합병)에서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국민연금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의 투자전략에도 획기적인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속전속결로 이뤄진 모회사인 한진칼이 보유한 진에어 주식 매입은 금융감독당국의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과 관련해 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 시 일반주주나 소액주주들이 당할 수 있는 피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