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은 12만 년 전 간빙기 이후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다”라고 독일 라이프치히대학교 카르스텐 하우스틴 박사는 말했다. 섬뜩한 경고다. 최근 세계를 강타하는 최악의 홍수나 살인적인 폭염을 뉴스로 접하면서 기상학자들의 이러한 일련의 경고는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12만 년 전 간빙기의 해수면은 지금보다 약 9m 높았다고 하니, 기후변화가 계속될 때에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재앙은 우리에게 공포 그 자체다.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한 극단적 홍수와 산불, 산사태 그리고 이로 인한 사상자와 거주지와 환경 파괴를 겪으면서 기후 재앙이 바로 우리 곁에 와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한다.
여러 지역에서 천년 빈도라고 언급되는 5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앞으로는 얼마나 더 강력할까? 여름철 한반도 상공에는 ‘대기의 강’, 즉 매우 두터운 층의 다습한 공기와 선적 구조의 기압골이 형성되어 매년 집중호우가 내린다는 것이다. 500㎜ 집중호우는 일상이며, 그 이상 호우도 곧 닥칠 것이다. 2020년 섬진강 제방이, 올해 미호강 제방이 붕괴됐다. 다음에는 어느 더 큰 강의 제방이!
최근 14명이 사망한, 어처구니없는 오송지하차도 사태를 보면서, 과연 우리가 기후 위기 시대를 이겨낼 수 있을지 심히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관련 지자체장들은 국외자 처신을 했다.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수법은 너무 치졸했다. 2021년 KBS의 조사에 따르면, ‘차기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해야 한다’에 응답자 85%가 동의했다. 국민은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해 책임감 있게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안전’을 넘어서 ‘생존’ 문제다. 저쪽 나라 국민의 생존 문제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그래서 인류의 생존 문제다. 여러 정치인들이 “국민 안전은 국가가 무한 책임을 진다”고 말해왔다. 정부는 인류 생존을 좌우할 기후변화에 대해 무한 책임을 가져야 하고, 이를 문서화해야 한다.
기후 재앙에는 예외가 없다. 우리의 자식들은 엄마 찾아 세계를 떠도는 리틀 아말(Little Amal)이 될 리가 없다는 막연한 믿음은 오류(false)일 것이다. “모두가 안녕할 때까지 아무도 안녕하지 않다.”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건축학), 지속가능과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