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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지불하는 대리점(GA) 수수료는 늘어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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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지불하는 대리점(GA) 수수료는 늘어나는 데

10개 손보사, 올 2분기 대리점 수수료로 1조 2763억 7500만 원 지불
메리츠화재 시책 강화, GA 수수료 경쟁 재점화
'3대 기본 지키기'조차 모르고 '불완전 판매'하는 설계사 급증···피해는 소비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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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간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점유율 확대 경쟁이 주춤해지자 이번엔 다른 손보사들이 GA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보험사가 대리점에 지불하는 수수료도 함께 늘고 있다. 보험사들은 GA 중심으로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보험 매출을 늘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GA는 특정보험사에 속하지 않은 독립된 별개의 판매 모집 조직이다. 이들은 전속 설계사와 달리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취급한다. 고객에 제공하는 상품의 선택 폭이 그만큼 넓다. 단연, 보험사들도 이들이 자사 상품을 하나라도 더 취급해주길 바란다. 특히, 보험 판매 실적이 우수한 대형GA일수록 보험사에 요구하는 지원 규모도 커진다. 보험사가 GA에 제공하는 현물, 현금, 수수료 등에 따라 보험 판매 실적 규모가 달라진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GA의 성장과 함께 손보사들의 GA 의존도도 커지면서 불완전판매 비율 역시 늘고 있다. 정작, 불완전판매에 따른 민원 증가나 보험금 미지급, 보험료 인상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보험 소비자의 몫이 되고 있다.

1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KB손보, D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MG손보, 흥국화재, NH농협손보 등 10개 손보사들이 올해 2분기지급한 대리점 수수료는 1조2763억7500만 원이다. 전년 동기(1조2323억6700만 원)대비 3.6% 증가한 것.

손보사의 대리점 수수료는 2017년 1조8771억4600만 원, 2018년 2조1352억9500만 원, 2019년 2조4712억2200만 원, 2020년 2조4818억5600만 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회사별로 대리점 수수료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흥국화재다. 흥국화재가 지불한 대리점 수수료만 올해 2분기 251억9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219억6700만 원)보다 14.7% 증가했다. DB손보도 지난해 같은 기간(2294억9100만 원)보다 12.3% 늘어난 2576억9800만 원을 기록했다. KB손보는 1714억5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529억3100만 원)보다 12.1% 늘었다. 연단위로 대리점 수수료를 가장 많이 지불한 곳은 현대해상이다. 2913억2100만 원을 지불했다. 이는 전년 동기(2622억9200만 원)보다 11.1% 증가한 수치다.

반면, 삼성화재는 2216억9400만 원을 대리점 수수료로 지불했다. 전년 동기(2273억5700만 원)대비 2.5% 줄었다. 메리츠화재도 1442억25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599억100만 원)대비 9.8% 감소했다. 그동안 장기인보험 점유율을 두고 경쟁해오던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지나친 경쟁 심화로 비용이 많이 들자 보수적 영업 기조로 바꾼데서 기인한다.

GA는 여러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면서 급격히 성장해 왔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중·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형 GA 실계약 건수는 1485만 건으로 전년 대비 3.2%(46만 건) 늘었다. 같은 기간 수수료 수입도 7조18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2330억 원) 증가했다.
이처럼 규모가 커지며 성장하는 GA 시장이지만 내부 통제 기준이 낮아 불완전 판매비율이 유독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보험대리점에서 발생한 손보업계 불완전판매건 수는 2402건으로 일반 설계사 채널(1256건)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이와 함께 과도한 지급 수수료에 따른 사업비 증가가 결국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업비란 보험사가 보험 신계약을 맺고 수금 및 유지하는데 필요한 경비다. 통상 판매비, 일반관리비, 인건비 등이 포함되며 이중 판매비에는 설계사 수수료와 대리점 수수료 등이 들어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떨어진 장기인보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시책을 내걸고 영업조직을 강하게 푸시 하고 있어 연말을 앞두고 GA 수수료 경쟁이 다시 불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는 GA가 보험사에 종속된 대리점 수준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시장 점유율 면에선 물론 소형 보험사 규모와도 맞먹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설계사가 지켜야 할 3대 기본 지키기(고객의자필서명받기, 청약서부본전달하기, 보험 약관에 대한 설명및 약관 교부)조차 모르고 불완전 판매를 하는 GA소속 설계사가 늘어날 정도로 보험시장은 뒤죽박죽 혼선 양상을 보인다"며 "결국 불완전판매에 따른 모든 피해는 보험소비자의 몫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GA에 대한 철저한 규제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