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값 상승·경기침체發 구매력 약화 신차구입 ‘뚝’
1분기 중고차 판매 58만대…신차 40만대 앞서
신차보다 훨씬 ‘고수익’…여신업계 “안 할 이유 없다”
1분기 중고차 판매 58만대…신차 40만대 앞서
신차보다 훨씬 ‘고수익’…여신업계 “안 할 이유 없다”

일각에선 중고차금융 대출 금리가 신차금융 대비 3배에 달해 연체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여신금융업계 따르면 자동차금융을 취급하는 캐피탈사와 카드사를 중심으로 중고차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분석을 보면 현대캐피탈과 하나캐피탈, KB캐피탈 등 3대 캐피탈사의 중고차금융 규모 작년 말 기준 7조6987억 원으로 전년(5조9836억 원) 대비 28.6%(1조7151억 원) 크게 늘었다. 중고차 금융은 지난 2020년 말 4조1681억 원에 그쳤지만 이후로 연평균 16.58% 성장하는 추세다.
회사별로는 역시 현대·기아자동차의 전속 캐피탈사인 현대캐피탈의 중고차금융이 4조2285억 원으로 가장 많고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이 각각 2조5047억 원, 9655억 원 규모다. 다만 현대캐피탈의 중고차금융은 지난 2022년에는 자동차 담보대출 분류가 개인신용대출에서 중고차금융으로 변경됨에 따라 잔액이 크게 늘었다.
KB캐피탈의 경우 수익성이 낮은 신차금융 비중을 축소하고 고수익자산인 중고차금융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이 두드러진다. KB캐피탈의 자동차금융 구성 비중을 보면 2020년 신차 비중이 20%에 달했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말 5.9%까지 내려왔다. 반면 중고차금융은 줄곧 13.6%를 유지하고 있다. KB캐피탈은 전체 사업에서 자동차금융 비중이 줄고 있는데, 중고차금융만 사업을 유지 중이다.
이밖에 하나캐피탈도 작년부터 중고차금융을 확대하는 추세인데 그간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중고차금융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신차금융이 경쟁 심화에 따라 수익성이 줄자 렌터카와 중고차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시장에서도 중고차 시장에 대한 선호가 훨씬 높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중고차는 253만9874대로 같은 기간 판매된 신차(164만5998대) 대비 거래량이 1.54배 많았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중고차는 약 58만대, 신차는 약 40만대 판매돼 중고차 판매가 신차를 앞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간 신차시장에서 경쟁하던 카드사들도 덩달아 중고차 시장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9개 카드사 중 신한·삼성·KB국민카드가 중고차 금융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롯데렌탈의 플랫폼 ‘마이카 세이브’에 중고차 금융 전용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중고차 금융은 신차 대비 거의 세배는 금리가 높아 연체율 악화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공시한 중고차금융 평균실제금리를 보면 신용점수 800~900점 차주 기준 최저 8%대에서 최대 14%대다. 현대 그랜저(가솔린)를 현금 30% 납입하고 36개월 신차할부로 구매하면 보통 3~4% 이자가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최소 두 배에서 최대 세배 이상 높은 셈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중고차금융을 이용하는 차주의 신용도나 상환능력이 신차금융을 이용하는 차주 대비 열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스크는 더 높다고 평가된다”면서 “수익성은 신차 대비해서 낫지만, 건전성 부담을 떠안고 가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