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분석, 트럼프 게시글 200여 건 분석 결과
미 셰일 산업 손익분기점 위협… 생산량 감소 우려
미 셰일 산업 손익분기점 위협… 생산량 감소 우려

14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09년 트위터 가입 이후 유가에 대해 200건 넘는 게시글을 썼다. 골드만삭스는 트위터, X(구 트위터), 트루스 소셜 등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낮은 유가를 요구한 횟수가 213번, 높은 유가를 요구한 횟수가 15번으로 집계됐다.
골드만삭스의 유가 연구 책임자인 단 스트루이벤을 비롯한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배럴당 40~50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에 대한 게시글을 가장 적게 올리는 것은 이 가격대가 그가 선호하는 범위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WTI가 배럴당 50달러를 웃돌 때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미국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졌을 때는 미국 생산량 증대를 바라는 맥락에서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고문인 피터 나바로는 "대통령의 '드릴, 베이비, 드릴!' 정책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돕기 위해 유가를 배럴당 50달러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 트럼프의 유가 선호 경향과 소셜 미디어 활동
골드만삭스는 또한 WTI가 60~70달러 선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관련 게시글을 덜 올리는 경향을 발견했으며, 미국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유가 관련 게시글을 더 많이 올리는 경향도 관찰됐다.
스트루이벤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교적 낮은 유가를 선호한다는 점은 2025~2026년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리 전망을 방향성으로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산 원유 가격이 올해 평균 배럴당 56달러, 2026년에는 배럴당 52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미 셰일 산업에 미칠 잠재적 영향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 게시글을 통해 선호하는 유가 수준은 미국 셰일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셰일 생산업체들은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최소 배럴당 51달러의 유가가 필요하다. 투자은행은 미국산 원유 가격이 60달러대로 하락해 생산업체의 손익분기 가격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미국 공급 증가세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와 OPEC+의 급격한 공급 증대 때문에 지난 5월 5일 미국산 원유는 4년 만의 최저치인 배럴당 57.1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의 트래비스 스타이스 CEO는 지난주 낮은 유가 때문에 미국 셰일 생산량이 이미 정점을 찍고 감소하기 시작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3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셰일 생산업체들은 익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에너지 정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벤치마크 유가는 배럴당 63달러를 웃돌며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대폭 감축하기로 합의하면서 경제 성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본토 48개 주의 원유 공급량이 올해와 내년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