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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과의 만남 앞둔 저축은행 행보 ②선제적 대출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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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과의 만남 앞둔 저축은행 행보 ②선제적 대출금리 인하

저축은행은 올해 시중은행들과는 다르게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일 금융감독원장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금리인하 발언이 나오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저축은행은 올해 시중은행들과는 다르게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일 금융감독원장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금리인하 발언이 나오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저축은행업계는 오는 8일 이복현 금감원장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이번 만남은 앞서 열린 시중은행 CEO 간담회처럼 예대금리차 축소 관련 주문이 나올 것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5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14개 여신전문사 CEO와의 간담회에서도 금융소비자를 위해 금리인하요구권으로 고객 금리부담을 줄여야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저축은행에 대한 요구도 금리인하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이 보일 행보와 대응책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최근 기준금리가 오름에 따라 은행권도 대출금리 인상에 나섰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대출 금리 인상에 머뭇거리고 있다. 중금리 대출 시장을 놓고 업권내 경쟁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저축은행권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1금융권의 위치 △이자 지원 이벤트 △저축은행보다 저렴한 대출금리 등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왔다. 이같은 여건이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 대출금리 인상을 막는 주요인이 돼왔다.

지난 달 20일 이 원장은 은행장과의 만남에서 이자 장사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즉각 나섰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에서의 압박 외에도 은행의 대출 잔액이 줄어드니 유인책을 위해 내린 측면도 있다고 본다.

◆ 대출금리 추세···'시중은행 오름세 vs 저축은행 내림세'

올해 들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행보는 정 반대 양상을 보여왔다. 시중은행들은 평균금리를 계속 올렸지만 저축은행들은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꾸준히 내려왔다.

한국은행 공시에 따르면 은행권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월 5.28% △2월 5.33% △3월 5.46% △4월 5.62% △5월 5.78%로 꾸준한 상승세다.

반대로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9월 15.20%였던 저축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같은 해 11월 14.89%까지 내렸다. 이 현상은 더욱 심화돼 올해는 △1월 14.68% △2월 14.59% △3월 14.51% △4월 14.81% △5월 14.51%로 꾸준히 내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36곳이 신규 취급한 5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14.51%다. 4월(14.81%) 보다 0.3%p 떨어지면서 3월(14.51%)과 같은 수준이 됐다.

특히,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같은 대형 저축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전체 대출 금리를 내리는 등 대출 자산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대출금리 인하를 이끌고 있다.

먼저, SBI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올해 △1월 15.27% △2월 14.12% △3월 14.61% △4월 14.26% △5월 14.14% 까지 낮아졌다.

OK저축은행의 경우도 △1월 16.72% △2월 16.48% △3월 16.42% △4월 16.39% △5월 16.22%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4월과 5월의 저축은행별의 평균대출금리는 △JT저축은행 12.28%→11.63% △JT친애 14.55%→14.16% △OK저축은행 16.39%→16.22% △SBI 14.26%→14.14% △KB 10.72%→10.85% △NH 8.89%→8.75% △상상인플러스 18.75%→18.64% △세람 17.35%→17.18% △스타 18.4%→14.39% 등으로 확인되며 지난달 대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대출금리 인하, 인뱅과의 경쟁 위한 선택···'장기적으론 수익성 악화 우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도 대출금리 낮추기에 나선데는 중금리대출 경쟁때문이다.

기존에는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2금융권을 찾았다. 저축은행들도 시장 흐름에 따라 금리를 올렸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인뱅)이 설립 취지인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중·저신용자들을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저축은행이 주 타겟층인 중저신용자 고객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출금리 인하를 선택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또한 인뱅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목표치에 맞추라고 권고중이다. 1금융권인 인뱅과 달리 2금융권인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중저신용자들이 우량고객에 해당하므로 이들을 잡기 위한 대출금리 내림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고신용자들이 저축은행으로 넘어와 대출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오는 13일 금통위를 앞두고 한국은행에서는 빅스텝 진행이 유력하다고 본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 될수록 자칫 저축은행들은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중저신용자와 같은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8일 금감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야 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금융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관치 금융'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다"며 "자칫 섣부른 대출금리 인하 조치가 조달비용 등의 코스트 증가로 수익성 악화를 가져와 결국 대출금리 인상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고 저축은행의 경쟁력만 더욱 하락시킨다"고 우려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