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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보험 급부상···현재 가축보험 가입률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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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보험 급부상···현재 가축보험 가입률 86%

불볕더위에 축사·양식장 '폐사' 잇따라
축산농가의 경영안정 보장 '가축재해보험'
항상 풍년일 수 없기에, 꼭 들어둬야 안심!

광주 북구청 직원들이 7일 오전 북구 망월동 한 축사에서 무더위로 인한 가축 폐사 피해를 예방하고자 살수차로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광주 북구청 직원들이 7일 오전 북구 망월동 한 축사에서 무더위로 인한 가축 폐사 피해를 예방하고자 살수차로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영서에는 폭우가 쏟아지며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남부지방에선 폭염으로 가축이 폐사되거나 농작물이 타죽는 등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있다. 자연재해 피해를 보상하는 재해보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불볕더위에 축사·양식장 '폐사' 비상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전남 19개 시군에서 가축 5만6000여마리가 집단 폐사됐다. 올해는 예년보다 습도가 높아 피해가 더 크다. 전남 해역은 고수온 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7일 신안군 흑산도 우럭 양식장에서는 우럭 190여마리가 죽었다는 첫 피해신고도 접수됐다.

또 6일 진도에서는 오리 500여마리가 집단 폐사하고 나주, 보성, 무안 등 전남 5개 시군에서 돼지 100여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지난달부터 가축 4만770여마리가 더위로 집단 폐사했다.

이처럼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돼지와 닭이 폐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축은 사육 온도가 육우 10~20도, 돼지 15~25도, 닭 15~24도다. 돼지와 닭은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더위에 취약해 기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위험하다.

폭염에 따른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자연재해를 대비한 농작물과 가축재해보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험사들은 재해보험 가입으로 안심하고 영농에 전념토록 다양한 보험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도입된 가축재해보험과 농작품재해보험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민간 보험사가 함께 하는 공사 협력 모델이다. 판매나 계약 유지 등은 보험사가 담당하고 정부는 국고를 통해 보험료 등을 보조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축재해보험 상품 가입률이 현재(5월 말 기준) 85.6%에 달한다. 총 대상두수(2억4762만두수) 중 2억1207만 두수가 가입한 상태다. 작년 같은 시기 가입률은 81.1% 수준이었다. 농작품재해보험 상품은 보험료 총액이 1조158억원(2020년 기준)으로 가입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축산농가의 경영안정 보장 '가축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은 예상하지 못한 각종 재해나 질병 때문에 불안했던 축산농가를 위해 만들어진 보험이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축산농가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에서 가축과 축사 보험료의 50%를 농업인에게 지원한다.

'소, 말, 기타 가축(사슴·양)'이 가축전염병을 제외한 질병 및 각종 사고로 사망 또는 긴급 도축시 보상해 준다. 화재, 풍·수재, 설해(폭설), 폭염, 지진 등으로 인한 대형 재난피해도 보상해 준다.

가축재해보험은 NH농협손보, KB손보, DB손보, 현대해상 등 손해보험사에서 취급하며 '폭염'을 특약으로 보장한다. 예를 들어 돼지나 닭 등이 폭염으로 피해를 입게된다면 보상해주는 '폭염재해보장' 특약 조항이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열흘 이상 빨리 폭염특보가 시작돼 닭과 돼지들의 폐사가 잇따르면서 가축재해보험 가입률이 90%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관측이다.

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모든 농장 주인들이 여름만 되면 가축들이 더위를 못 이겨 죽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특히 돼지는 더위에 민감해 더위가 심해지면 쉽게 죽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 같은 날씨에는 수시로 물을 뿌려주며 24시간 쿨링 패드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위를 못 이겨 돼지가 죽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더위로 임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매달 1000마리 이상의 새끼가 나와야 하는데 더위가 심해지면 절반으로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여기보다 시설이 열악한 농장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우려했다.

항상 풍년일 수 없기에, 꼭 들어둬야 안심!


농작물재해보험은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태풍 및 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농작물의 피해를 보호해 주는 보험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은 NH농협손해보험이 단독으로 팔아왔다. 하나의 보험사가 위험을 부담할 수는 없기에 농림축산식품부, 민영보험사와 재보험사들이 재보험도 출재하고 있다. 재보험은 보험계약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보험사가 가입하는 보험이다.

농지 면적으로 계산하면 지난해 농작물재해보험의 가입률은 49.4%로 2019년 38.9%, 2020년 45.2%에 이어 지속적인 상승세다. 지난해 기준 국내 농지의 절반이 해당 보험에 가입돼 있는 셈이다.

가입률은 계속 상승해도 그만큼 손해율도 높아 일부 보험사들에게 재보험 인수가 거절되는 등 보험사와 정부의 부담이 큰 상품이기도 하다.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이상기후에 농작물이 타 죽거나 물에 잠겨 농작물 수확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지방 곳곳에서 발생하자 농작물재해보험을 찾는 농민들도 늘었다"며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 "농작물재해보험은 모든 보험사에서 판매할 수 있지만 실상은 보험사들이 취급을 꺼리는 상품"이라며 "예측하기 어려운 농가 경영에 위험을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재해보험 가입에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