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정책금리 연 4.25~4.50%로 유지…3연속 동결
한은, 5월엔 금리 낮출 듯…이창용 "금리인하 의심하지 마라"
한은, 5월엔 금리 낮출 듯…이창용 "금리인하 의심하지 마라"

미 연준은 지난해 9월 0.50%p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11월과 12월 각 0.25%p씩 금리를 내려 총 1%p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각 0.25%p씩 세 차례 총 0.75%p 금리를 인하하면서 금리 인하기 진입 전 2%p였던 한·미 금리차는 1.75%p로 축소됐다.
그러나 한은은 저성장 속도를 늦추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한 반면, 미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면서 한·미 금리차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미 연준은 7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연속 세 번째 동결이다. 이에 따라 한국(2.7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1.75%p로 유지됐다.
이번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이 예상한 결과인 만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이목이 쏠렸다.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미 관세 정책 등으로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음을 강조하고, 명확한 데이터를 확인하기 전까지 통화정책 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행정부가 교역국들과 관세 협상에 돌입했다"면서 “관세가 어떤 수준에 도달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시장은 연준이 7월 이후에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8일 오후 2시 40분 기준 연준이 6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79.9%로 반영했다. 7월 인하 확률은 55.9%로 반영하면서 연준이 6월까지는 정책금리를 묶어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은 예상대로 크게 높아진 불확실성 속에서 현재의 통화정책을 서두르지 않고 상황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면서 "연준이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분기별 1회씩 총 4회(1%p)의 금리 인하를 통해 최종 금리 3.5%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은은 이달 1분기 역성장 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속보치)은 -0.2%로 한은이 전망한 0.2%보다 무려 0.4%p 밑돌았다. 이에 올해 연간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한은이 지난 2월 경제 전망에서 1.5%로 낮춰 잡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이달 수정 전망에서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 중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인하 횟수를 늘려 금리를 더 낮출 필요가 있는지) 5월 경제 전망 때 성장률이 얼마나 낮아지는지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마라.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이 이달 금리 인하에 나서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다시 역대 최고 수준인 2%p로 회귀한다.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는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한은의 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다만 일단 한은이 저성장 대응을 위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 1487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8일 현재 1400원을 밑돌고 있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하에 힘을 싣고 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