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전문가들, 1300원대 하향 안정화에 무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긴장 완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대만 협상에서 대만 통화가치 절상압력 우려에 원화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저가 매수 유입세가 커지면서 1400원대로 다시 올라선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예상하면서도 지난달 장중 14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안팎까지 레벨을 빠르게 낮추면서 국내 기업·기관들의 달러 투매 가능성이 커졌고, 약달러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도 커 점차 하향 안정화에 무게를 싣는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2일 오후 3시 30분, 1405.3원) 대비 25.3원 내린 1380.0원에 거래를 시작해 1379.7원까지 내렸다가 저가매수 유입 등으로 반등해 오후 2시 8분께 1402.50원을 터치했다. 이후 소폭 내려 1398.0원에 이날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은 미국과 대만 협상에서 대만 통화가치 절상압력 우려로 원화 수요 역시 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지만, 달러화 강세 전환, 저가 매수 유입 등으로 하락분을 대부분 반납했기 때문이다.
환율이 1370원대까지 내린 주요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대만 협상에서 대만 통화가치 절상압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영향이 컸다. 원화는 대만의 프록시(대체) 통화로 인식되는 만큼 원화 가치도 따라 급등한 것이다. 또 한국도 대만 못지않게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수혜를 누려온 만큼, 트럼프의 통화 절상 압력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다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다시 상승 곡선을 타기 보다는 점차 하향 안정화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빠르게 레벨을 낮춤에 따라 국내 기업 및 기관들의 달러 투매가 나올 수 있어,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면서 "상반기 중 대외 달러 약세 국면이 유지될 공산이 커, 환율 하향 안정화 흐름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3분기 초반까지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화를 예상하고 있으며 최대 1340원까지 레벨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다만 외환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거주자 해외주식투자는 5월에도 원·달러 환율 하단을 방어하는 재료로 소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 1300원대 하향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과 1300원대 하향 안정화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면서 "저가매수 수요가 당분간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트럼프와의 협상 불확실성과 함께 단기적으로 달러화 반등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