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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투자심리 MG손보·KDB생명, 새 주인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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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투자심리 MG손보·KDB생명, 새 주인 누가 될까?

MG손해보험 인수전 2파전 압축
부실기관 지정…예보, 본입찰
KDB생명 다섯 번째 매각 추진
"금융계, 보험사 인수 관심 없어"

MG손해보험 사옥(왼쪽)과 KDB생명보험 사옥.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MG손해보험 사옥(왼쪽)과 KDB생명보험 사옥. 사진=각 사

금융시장 인수합병(M&A) 매물들의 새주인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다. 국내외 시장이 모두 얼어붙자 투자심리까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MG손해보험 인수전 2파전으로 압축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대주단 주도로 추진하는 MG손해보험 인수합병에 인수 의사를 밝히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또 홍콩계 구조조정 전문펀드인 'SC로이'도 MG손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동북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과거 금융사 M&A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카드를 인수한 바 있다.

SC로이는 홍콩을 중심으로 런던 밀라노 서울 등에 거점을 두고, 부실채권 등 구조조정 투자에 강점을 가진 운용사다. SC로이도 보험업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MG손보 매각 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후 예금보험공사를 내세워 대주단과 별도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MG손보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9월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점점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

부실기관 지정…예보, 본입찰 실시 계획


금융당국은 금융사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순자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경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 직접 관리·감독한다. 앞서 MG손보는 부채가 자산을 1139억원 초과했고, 당국에 약속했던 1500억원의 자본 확충도 이행하지 못해 결국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현재 사모펀드 'CJ파트너스'가 대주주인 MG손보는 지난 4월부터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관리를 받아 왔다. 예보는 조만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사안에 밝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경우 예보에서는 해당 보험사에 대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며 감자(자본감소)를 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예보가 새 주인 후보자를 구하면 감자 후 신주 인수 형식으로 매각이 이뤄진다. 회생절차(법정관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므로 원매자 입장에서는 더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대주단의 투자금 회수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다만 MG손보는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 하반기 들어 실적과 경영 상황이 회복세다. MG손보는 상반기 순손실이 34억원으로 지난해 말(352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고, 지난 7월에는 월 별 기준 흑자도 기록했다.

매각하는 측은 보험업에 대한 회계 기준이 바뀌고 금리인상 효과도 더해져 MG손보의 순자산은 5000억원 이상 늘어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KDB생명 다섯 번째 매각' 나선 산업은행


산업은행도 다섯 번째 KDB생명 매각에 나섰다. KDB생명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연내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산은의 KDB생명 매각 시도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올해 4월에도 JC파트너스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JC파트너스의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무산됐다

산은은 2010년 부실화 된 금호그룹을 지원코자 KDB생명을 인수했다. 현재 지분 92.73%를 갖고 있다. 이후 2014년 두 차례, 2016년에 한 차례, 올해 4월 한 차례씩 매각에 나섰지만 모두 무산됐다.

예보와 산은은 각각 MG손보와 KDB생명을 이른 시일 내 매각하고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금융권에서 MG손보와 KDB생명을 인수할 수 있는 마땅한 후보군이 딱히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두 회사는 손·생보업계 하위권이다. 인수 후에도 대규모 증자와 인력 확충, 디지털 전환 등을 위한 투자가 절실하다. 이런 까닭에 금융권에선 두 보험사를 인수할 만한 적임자가 보이지 않는다. 사모펀드가 나서기에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투자심리마저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계, MG손보·KDB생명 관심없어"


보험업계는 물론 비은행 금융사들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항상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돼 온 우리금융지주도 MG손보나 KDB생명 인수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비은행 매출 비중이 낮은 우리금융의 경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은행 계열사를 많이 확보해야 하는 내부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가 최우선 목표다.

이 밖에도 인수 여력이 있는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보험사를 보유했거나 이미 인수에 성공 했다. 최근 몇년 간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을, 신한금융지주는 신한EZ손해보험을, 하나금융은 하나손해보험 등을 인수했다. 때문에 이들은 구태여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부실 보험사를 품으면서까지 덩치를 키울 필요가 없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MG손보는 부채 규모가 너무 크고 재무구조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인수할 만한 기업이 딱히 없을 것"이라며 "KDB생명의 경우 MG손보에 비해 재무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생보업 자체의 성장성이 떨어져 인수에 대한 매력을 못느낀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