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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1180조 육박…한 달 새 10조 더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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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1180조 육박…한 달 새 10조 더 빌렸다

은행권 기업대출 10조5059억원 급증
가계대출은 9633억원 감소
수신 잔액은 6조5311억원 증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의 기업고객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의 기업고객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단기자금 조달 시장이 냉각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업대출이 두 달 연속 10조원대 증가 폭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0조5059억원 증가한 1179조6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이 10월(+13조7030억원)보다는 줄어들었지만 두 달 연속 10조원을 넘어섰고 11월 기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대출은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약 114조원 증가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 폭(+92조1000억원)보다 23.78%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올 초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고환율 등의 여파로 유동성 비상에 걸린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늘려온 데 이어 최근 채권시장 경색으로 대기업까지 은행 문을 두드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한 달 새 6조4667억원 늘었다. 이는 전년 동 월 증가 폭(2조8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다만 10월(+9조3642억원)보다는 증가세가 꺾였다.

중소기업 대출도 4조391억원 늘면서 10월(+4조3958억원)과 비슷한 증가 폭을 나타냈다.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9월(-6158억원)과 10월(-3조2323억원), 11월(-1조1197억원)까지 3개월 연속 축소됐다.

운영자금 수요가 급증한 기업과는 달리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가계대출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되고 기타대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한 달 전보다 9633억원 줄어든 10조57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9월(-1조2903억원)과 10월(-6783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11월 기준 가계대출이 줄어든 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1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은 두드러졌다.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58조6453억원으로 10월 말보다 6조5311억원 늘었다. 특히 정기예금 잔액이 전월보다 27조7194억원 늘어난 959조3673억원으로 저축성예금으로의 자금 이동이 두드러졌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기예금 증가에 대해 "은행의 자금 유치 노력,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기업의 자금 유입 등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