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오는 20일 자경위 열고 계열사 10곳 CEO추천
'포스트 진옥동' 두고 설왕설래…전필환·정운진 등 거론
'포스트 진옥동' 두고 설왕설래…전필환·정운진 등 거론

특히 조용병 현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선택한 만큼 진 행장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신한은행을 비롯해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신한자산신탁 신한저축은행 신한벤처투자 신한AI 등 10개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다.
특히 신한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그룹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후임자 인선이 불가피하고 그간 전례를 봤을 때 신한은행장이 회장 자리에 올라 그룹 전체를 이끌게 될 가능성이 크기 떄문이다.
당초 진 행장과 '닮은꼴'인 전필환 부행장(디지털전략그룹장)이 차기 행장으로 유력하지 않겠느냐는 설이 그동안 지배적이었다. 진 행장의 신임도 두터운 데다 신한금융 대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과의 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1965년생인 전 부행장은 목포 덕인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진 행장과 마찬가지로 오사카 지점장과 SBJ은행(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 부사장을 지냈다. 2021년에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한 후 디지털개인부문장을 맡아 신한은행의 디지털 금융 전략을 총괄하고 배달앱 '땡겨요'를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진 행장과의 닮은꼴 이력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북 임실 출신인 진 행장에 이어 목포 출신인 전 부행장이 신한은행장에 오르면 신한금융 요직을 호남 출신들이 독식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전 부행장과 더불어 진 행장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상혁 부행장(경영기획그룹장)을 기용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차기 회장에 오를 진 행장과의 호흡보다는 정권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차기 농협금융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내정된 데에는 농협중앙회가 정권과의 소통을 최우선에 둔 선임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할 때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도 하마평에 오른다.
그는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장과 신한지주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 사업부문장을 역임한 자본시장 전문가로 2020년 신한캐피탈 수장으로 취임 후 최대 실적을 이끄는 등 뛰어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것 등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새로 임명된 금융당국 수장들이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 정권과 호흡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등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취임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같은 학부 출신이다.
심지어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아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고려대 경영학)는 고등학교 동문이다.
역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박성현 부행장(기관그룹장)도 윤석열정부와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평가 받는다. 부산 출신인 그도 친정부 인사와 두루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그룹 내 손꼽히는 전략통으로, 지주 전략기획 및 은행 영업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2018년 신한은행의 서울시금고 은행 선정 주역이었고, 재선정 입찰을 앞둔 올 초 기관영업그룹장으로 복귀해 서울시 1·2금고 은행을 사수했다.
자회사 CEO를 선정하는 자경위는 신한금융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조용병 현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고 박안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의장(일본 대성상사 회장),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윤재 전 코레이 대표, 허용학 퍼스트브릿지 스트래티지 CEO 등 사외이사 4명 총 5명으로 이뤄졌다.
진 행장은 자경위 멤버는 아니지만 이번 자회사 수장 인사는 진 행장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용퇴를 선언한 조 회장이 진 행장과 최대한 소통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일 용퇴 의사를 밝힌 조 회장은 계열사 인사에 대해 "제가 권한을 갖고 있더라도 인사는 내정자가 해야 한다"며 "진옥동 내정자와 충분히 상의해 조직이 탄탄하게 갈 수 있도록 인사와 조직 개편을 할 예정이다. 신한 문화의 관점에서 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