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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전셋값 40% 빠지면 세입자 11% 보증금 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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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전셋값 40% 빠지면 세입자 11% 보증금 떼여"

전체 전세임대가구 80% 전셋값 하락 영향 받아
전셋값 코로나 이전 회귀시 집주인 3.7% 보증금 반환 불가
20% 하락 땐 6.4%…가구당 평균 반환 부족액 5400만원
한국은행이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세입자 80% 이상이 전세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이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세입자 80% 이상이 전세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세입자 80% 이상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한은은 국회에 제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전세를 놓는 '집주인' 가구의 4% 정도는 전세가격이 10% 내릴 시 보증금 하락분을 충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택 전세가격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다. 올해 6월부터는 하락으로 바뀌고 하락폭도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전국 176개 시·군·구 중 전월 대비 전세가격 하락지역은 2021년 10월에는 4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10월에는 165개로 늘어나 하락세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 약화로 주택매수심리 위축 시 대체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이동하면서 매매가격이 하락해도 전세가격은 상승해온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과 동반 하락하고 월세가격은 상승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한은은 전세가격 하락 자체는 서민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은은 "최근 전세가격의 하락이 그동안 과도하게 상승한 전세가격을 일정 수준에서 조정하는 양상을 내포하고 있다"며 "실수요자의 거액 임차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 감소, 갭투자 유인 축소 등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가격이 단기간 내 급락하는 경우 집을 빌려준 임대인 일부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반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이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활용해 전세가 하락하는 경우를 토대로 시나리오별 보증금 반환 능력을 점검한 결과, 전체 전세임대가구(118만7000가구) 중 79.7%(94만6000가구)가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세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임대인은 결국 보유 금융자산을 처분하거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서 전세보증금 차액을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한다. 일부 임대가구의 경우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전세보증금이 10% 하락하는 경우 전세 임대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만으로, 11.2%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할 수 있다고 추정됐다. 반면 3.7%의 가구는 금융자산 처분과 추가 차입을 통해서도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망됐다. 부족한 보증금은 가구당 평균 3000만원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 초부터 2021년 말까지 전국에 걸쳐 전세가격이 약 11% 상승한 점을 고려한다면 전세가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경우 전체 전세 세입자 가구 3.7%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전세가격이 20% 낮아질 경우,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큰 가구는 6.4%까지 확대된다. 가구당 평균 전세보증금 반환 부족액이 5400만원까지 늘게 된다. 전세 가격이 40% 수준까지 떨어지면 전체 전세 세입자 가구의 10.9%가 1억원 이상의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안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의 경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작은 주택이 투자대상이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 조정 시 전세보증금 이하로 주택가격이 낮아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며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