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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4년 만에 40% 돌파…100명 중 9명 월급 다 써도 빚 못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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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4년 만에 40% 돌파…100명 중 9명 월급 다 써도 빚 못갚아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 차주 평균 DSR 40.6%
전체 차주 15.3%, DSR 70% 초과
DSR 100% 넘긴 차주 비중도 8.9%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상담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상담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차주의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년 만에 40%를 넘어서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전체 가계대출 차주 중 8.9%는 빚 갚는데 소득을 모두 쏟아부어도 빚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23일 발간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권 전반에서 가계부문 부실위험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 분석 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DSR은 40.6%로 집계됐다.가계대출 차주 평균 DSR이 40%를 넘은 것은 2018년 4분기(40.4%) 이후 4년 만이다.

차주 평균 DSR이 오른 것은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로 소득은 그대로거나 적게 오른 반면, 이자부담은 커지면서 금융사에 납부해야 할 원리금이 커진 탓이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가계대출 구조 상 기존 대출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대다수 차주의 DSR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33.8%에서 38.4%로 높아졌다.

심지어 DSR이 70%를 초과하는 고DSR 차주가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15.3%(대출 비중 41.9%)였고, 100%를 초과해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은 차주도 8.9%(대출 비중 29.4%)로 집계됐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인한 타격은 취약차주에 더욱 집중됐다. 가계대출 전체 차주의 68.1%가 DSR 40% 이하였지만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후)인 취약차주는 38.7%에 그쳤다. 취약차주는 4분기 기준 전체의 6.3%로, 이들의 평균 DSR은 66.6%에 달했다.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가계의 소득 대비 원리금 부담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우리나라의 DSR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7%로 호주(14.9%)에 이어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높았고, 코로나19 이후 상승 폭도 가장 컸다.
한은은 "주요국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은 데다, 고DSR 차주 대출잔액이 많고 취약차주 부담이 크다"며 "DSR 규제 안착을 통해 점진적 가계부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