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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해이 우려에 운전자보험 보장 대폭 축소된다… 7월부터 자기부담금 최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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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해이 우려에 운전자보험 보장 대폭 축소된다… 7월부터 자기부담금 최대 20%

오는 7월부터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변호사 선임 비용 담보에 대해 자기 부담금 비율이 최대 20%까지 부과된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7월부터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변호사 선임 비용 담보에 대해 자기 부담금 비율이 최대 20%까지 부과된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7월부터 우리나라 자동차보험 가입자 5명 중 1명꼴로 가입한 운전자보험의 보장이 크게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과당 경쟁과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마련된 조치지만 자기부담금 신설로 소비자의 금전적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변호사 선임 비용 담보에 대해 자기부담금을 최대 20%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운전자보험은 20% 수준의 자기부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품으로 바뀌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보장은 축소된 반면 자기부담금 신설로 인한 금전적 부담은 더 커진 셈이다.

운전자보험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과 달리 차량 운전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해주는 선택 보험이다. 피보험자의 상해 사고와 운전 중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법률 비용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음주 운전, 스쿨존 사고 등으로 윤창호법·민식이법이 제정되면서 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강화됐다. 이에 안전운전과 보행자에 대한 이슈가 급부상했고, 이를 반영해 법률 비용을 보장하는 운전자보험 상품 경쟁이 격화됐다.

손보사들은 차량 보유 대수 등을 고려시 운전자보험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수익 상품의 일환으로 판촉을 강화해왔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493만 건으로 단일 보험 종류 중 가장 많이 팔렸다.

과거 운전자보험은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 비용을 정액으로만 보장했으나 중복 가입 시 실제 발생한 형사합의금보다 더 많은 액수를 보장 받을 수 있어 도덕적 해이와 보험사기를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형사합의금을 보장하는 특약의 최대 보장액이 사망 시 3000만원이었으나 최근 들어 운전자보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5년이 지난 현재 최대 2억원까지 보장액이 급증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운전자 보험 과당 경쟁과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해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보험업계에 요구했다. 손보사들은 결국 자기부담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보험사 입장에서 운전자보험의 시장이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자기부담금을 부과해 보장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