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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4.7% 갈아탔다"…대환대출 가동 3시간 만에 200억원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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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4.7% 갈아탔다"…대환대출 가동 3시간 만에 200억원 이동

인프라 가동 첫날 오전 834건 이동
은행에서 은행으로 이동이 전체 90%

카카오페이 앱 내 대환대출 서비스 화면. 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페이 앱 내 대환대출 서비스 화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이미 받은 신용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저축은행의 15%가 넘는 고금리를 이용한 금융소비자가 4%대 은행권 대출로 갈아탄 사례가 확인됐다.

다만,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이뤄진 대출 이동은 은행에서 은행으로의 이동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기를 희망했던 중저신용자 대다수는 갈아타기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대출자산이 이동한 건수는 총 834건, 약 216억원(잠정)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부는 저축은행에서 은행으로 신용대출을 갈아타거나, 이용하던 카드사에서 다른 카드사로 카드론 대출을 갈아탄 사례 등도 있었지만 은행 간 이동이 전체의 90%에 육박했다.

저축은행에서 8000만원을 15.2%의 금리로 이용하던 한 금융소비자는 4.7%의 금리로 은행 대출로 갈아탔다.

은행에서 1500만원 규모의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을 받았던 한 이용자는 다른 은행으로 대환하면서 금리를 기존 9.9%에서 5.7%로 낮추기도 했다.

19.9%의 금리로 500만원의 카드론을 A카드사에서 보유한 한 고객은 금리를 B카드사로 옮기면서 금리를 17%로 낮췄다.

다만, 서비스 첫날인 만큼 대환 과정에서 일부 잡음도 있었다. 서비스를 체험해 보려는 고객이 몰려 일부 금융사에서 트래픽 과부하 문제가 생기면서 플랫폼사 앱에서는 여러 금융사와 상품명까지는 화면에 나타났지만, 상품의 금리가 보여야 할 자리에는 '은행 오류', '응답 지연' 등의 문구와 함께 조회에 실패했다는 안내가 나오기도 했다.
금리 인하 효과를 체험하지 못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온라인 금융 정보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동된다고 해서 기대를 했더니 역시나였다"며 "주변에 대부분 대환이 실패한 사람들이 많던데 혜택을 본 사람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실제 대환대출의 90%가 은행에서 은행으로 이동하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들이 은행 대출을 갈아탄 사례는 매우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차주의 대부분이 이미 최저 금리를 이용하고 있어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은행 간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고객은 지난해 말 고금리 신용대출을 이용했던 차주로 추측된다.

은행 간 경쟁도 갈수록 미온적으로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들이 기존 대출자들과의 역차별 문제를 우려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 간 금리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실제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융소비자들이 얼마나 금리를 낮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기존 대출상품보다 금리를 낮춰서 다른 은행의 대출 고객을 끌어모을 유인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