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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연내 ‘11조’ 갚아야 하는데…은행채 쏟아져 여전채 금리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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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연내 ‘11조’ 갚아야 하는데…은행채 쏟아져 여전채 금리상승

올해 만기 도래 여전채 10조9856억 원…비용부담·수요감소 ‘이중고’
시중은행, 특판 만기에 ‘은행채’ 발행 확대…카드사 “이자 더 줄 수 밖에”

여전채 금리 상승에 더해 은행채 발행 물량이 쏟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부담이 가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전채 금리 상승에 더해 은행채 발행 물량이 쏟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부담이 가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지속으로 카드사들의 조달여건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해 상환해야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규모는 약 11조 원에 달한다. 카드사들은 그간 만기 여전채를 상환하기 위해 새로 여전채를 발행해 갚아왔다. 그러나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우량채권인 ‘은행채’가 채권시장에 쏟아지면서, 투자자 관심이 떨어졌다. 가뜩이나 여전채 금리가 5%대에 가까워 지면서 비용 부담이 큰데 투자 수요마저 줄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발행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만기통계를 보면 카드사들이 발행한 ‘기타금융채’(여전채)의 연내 만기 규모는 10조9856억 원으로 약 11조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대게 카드사들은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전체 조달비중 중 약 70%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금리가 뛰는 상황에서는 여전채 금리도 덩달아 올라 비용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은행채 발행한도가 폐지되면서 시중은행의 채권발행이 활발해지면서, 투자자로부터 관심 역시 줄어든 상황이다.

현재 은행들은 작년 판매한 고금리 특판 만기에 대응해 은행채 발행을 대거 늘리고 있다. 10월 한달 간 은행채 순발행액은 7조5393억 원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 순발행액이었던 1조7600억 원과 비교할 때 76.7% 급증했다. 당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조달시장이 경색하자 은행들은 5% 이상 금리를 내걸고 만기 1년짜리 특판 판매에 나선 바 있다. 현재 만기가 돌아오면서 만기 상환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여전채 수요를 높이려면 결국 카드사들은 금리를 높여야 한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리스크 적은 은행채 중심으로 몰리다 보니 더 높은 이익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여전채들이 관심을 끌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올해 3월 3.8%대였던 ‘신용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4.734%로 올랐다. ‘신용AA0’, ‘신용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각각 4.811%, 5.084% 수준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사보다 신용도가 좋은 은행의 경우 아무래도 선호도가 더 높을 수 밖에 없다”면서 “여전채 외에 자산유동화증권(ABS)나 기업어음 등을 확대할 수 있지만 무한정 늘릴 수 없는 노릇이고, 현재 여전채 수요를 높이기 위해선 금리를 현재보다 높게해서 발행하는 방법 외엔 없다”고 설명했다.

여전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발행액도 2달 연속 줄고 있다. 카드사의 지난 10월 채권 발행액은 1조6500억 원으로, 9월 2조900억 원과 비교해 21.1% 감소했다. 9월 발행액도 직전달 3조2000억원보다 34.7% 줄었다. 여전채 금리 상승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중·저신용자 이용이 많은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여신금융서비스의 재원은 모두 여전채 조달을 통해 마련한다. 현재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45~15.38% 수준이다. 그러나 비용부담과 부실화 우려가 커지자 지난 9월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카드)가 신용점수 500점 이하에 대출을 내준 회사는 한 군데도 없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