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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바닥” vs “추가 하락”... 7000선 넘어야 ELS 손실구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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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바닥” vs “추가 하락”... 7000선 넘어야 ELS 손실구간 탈출

2021년 1만2000선이었던 홍콩 H지수가 5000선으로 급락하면서 당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홍콩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1만2000선이었던 홍콩 H지수가 5000선으로 급락하면서 당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홍콩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2021년에 발행된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은 H지수가 7000선 이상 회복돼야 손실을 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홍콩 H지수는 상승 움직임을 보이며 5700선을 넘어서면서 증시 바닥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증시에 훈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기 회복 강도가 약하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 외국인 자금이탈 등 증시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콩 H지수가 2021년 최고 1만2000선에서 5000선으로 급락하면서 당시 발행된 ELS의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한편 홍콩 H지수가 저점을 다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증권가에서는 ELS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홍콩 H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3% 상승한 5708.95로 마감했다.

2021년 상반기에 발행된 H지수 연계 ELS의 경우 이미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ELS는 홍콩 H지수가 가입 시점 대비 40~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 이상 하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H지수 1만 선 이상에서 발행된 ELS의 경우 녹인 배리어(knock in barrier)를 터치하고 상당 규모가 손실 구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해당 ELS의 상당수가 5000~7000대에 녹인 배리어가 집중되어 H지수가 5000대를 하회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녹인 이벤트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2021년에 발행된 ELS의 상당수는 5000~7000대에 기준치가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H지수가 5000대를 밑돌면서 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품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홍콩 H지수의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 연구원은 "중국 경기 회복 강도가 약해 H지수 반등 모멘텀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내년 만기 예정인 ELS는 H지수가 현재 대비 25% 상승한 7000대부터 수익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1993년 이후 H지수가 20% 이상 반등한 사례는 1개월 내 4.1%, 3개월 내 13.2%, 6개월 내 18.7%로 높지 않지만 아주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전했다.

하 연구원은 "지수가 상승해 상환 가능한 레벨에 가까워지면 원금과 약속한 수익률을 제공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동반한 대규모 추가 매수가 필요하다"며 "이 경우 ELS 수급이 H지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녹인 상품은 판매지수의 45~55%가 녹인 구간이며 기존의 녹인을 터치해도 원금이 회복되는 녹아웃 구간은 80% 내외"라며 "현실적으로 녹아웃 구간인 8883포인트 내외까지 지수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편 "무녹인 상품의 경우 만기일 지수 종가가 판매 시점 지수의 45~65%를 상회하면 수익이 상환된다"며 "무녹인 상품은 내년 상반기 지수 추이에 따라 수익 상환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H지수의 내년 상반기 전망을 5000~7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신승웅 연구원은 “홍콩 H지수 상승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달러화의 추가적인 약세”라며 “연준 긴축 사이클 종료는 주식시장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겠지만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홍콩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 H지수의 하단을 5500포인트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홍콩 증시의 바닥 통과는 내년 하반기에 가늠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더멘털·정책에 대한 우려로 12월 홍콩 H지수를 5300~620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H지수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가 매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NH·KB·삼성·키움·메리츠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홍콩 H지수, S&P500, 유로스톡스50 등 주요 지수를 연계한 ELS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리다샤오 잉다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증시가 지난해 저점을 밑도는 신저점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저점과 올해 저점이 이중 저점(W자형 회복)을 형성해 강한 반등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외국 자본이 미국 증시로 빠져나가는 속도가 둔화되고, 홍콩 증시의 인지세 세율이 인하되면서 투자자의 거래 비용이 절감되는 등 여러 요인이 홍콩 증시의 반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