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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태영건설 남의 뼈 깎는 자구계획"…고강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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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태영건설 남의 뼈 깎는 자구계획"…고강도 비판

"주말까지 자구안 안 내놓으면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
채권단, SBS 지분 대신 TY홀딩스 지분 활용 검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 자구계획을 "오너 일가의 자구계획"이라고 부르며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이번 주말까지 태영건설이 채권단을 설득할 만한 자구안을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복현 원장은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의 입장에서는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 일가의 자구계획"이라며 "태영건설이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단의 손실을 위해 지원하기로 한 제일 최소한의 약속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 입장에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전날 채권단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약 1549억원) 지원, 계열사 에코비트·블루원 지분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을 담은 자구안을 발표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이익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인용해 "태영건설은 시공·시행을 한꺼번에 맡아서 1조원이 넘는 이익을 얻었고, 이 중 상당 부분이 총수 일가 재산 증식에 기여했는데 부동산 다운턴에서는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단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다"라며 질타했다.

또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과 관련해 오너 일가의 급한 일에 소진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당초 약속한 1549억원 중 실제로 태영건설에 지원한 400억원도 회사가 받은 매각 자금만 들어가 있고 대주주 일가의 자금은 파킹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채권단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당국의 의견이 아닌 채권단의 의견임을 밝히며 SBS 지분매각 대신 TY홀딩스 지분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존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태영이 방송법상 제약을 이유로 SBS 지분 매각이나 추가 담보 제공을 하기 어렵다는데 수긍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SBS 지분이 아니더라도 TY홀딩스는 상장법인으로 가치평가도 쉽고 오너 지분이 있어 이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공급, 채무 부담은 어떠냐는 채권단의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오는 11일 예정된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가 열리기 전이 아니라 바로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자구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11일 당일에 이런 방안을 제시하고 무조건 동의를 구할 수는 없다"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므로 이번 주말을 넘기면 설득 시간이 많이 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워크아웃 무산 등)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여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건설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시장 안정 조치 확대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충분하게 실행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당국은 워크아웃에 대해 최종적으로 답을 제시하거나 채권단에 무리하게 동의를 요구할 수 없다"며 "다만 채권단과 태영건설 간 불신이 있는 부분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오늘 간담회도 당국의 입장을 가감 없이 밝혀서 꼬인 실타래를 푸는 데 일말의 도움이라도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