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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마통서 117조 끌어 쓴 정부, 이자만 150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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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마통서 117조 끌어 쓴 정부, 이자만 150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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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세수 부족에 허덕이는 정부가 지난해 한국은행에서 117조원이 넘는 돈을 빌려 쓴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통계가 전산화된 2010년 이후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한은에 지급한 이자비용만 1506억원에 달했다.

8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해간 누적 금액은 총 1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 지출이 확대됐던 2020년 대출액(102조9130억원)을 10조원 넘게 웃도는 규모다.

대출이 늘면서 정부가 한은에 지급한 이자도 급격히 불어났다. 대정부 일시대출금에따른 이자지급액은 지난해 1506억원으로 2022년(274억) 보다 무려 5배 넘게 늘었다. 수치로 연간 기준으로 일시대출금과 이자액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난해 말 기준 정부의 한은 일시대출 잔액은 4조원으로 집계됐다. 다 갚지 못하고 다음해로 넘어간 연말 잔액도 2012년 말(5조1000억원)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다.

결국 정부가 '한은 마이너스' 통장을 자주 이용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이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너무 많은 돈을 자주 빌리면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일시대출의 부대조건으로 '정부는 일시적 부족 자금을 국고금 관리법에 따라 한은으로부터 차입하기에 앞서 재정증권의 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한은 일시차입금으로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고 있다'며 '재정증권 발행 절차 등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통화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시차입금을 선택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