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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납 종신보험 과열③]가입자들 투자상품으로 오인… 불완전판매·민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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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납 종신보험 과열③]가입자들 투자상품으로 오인… 불완전판매·민원 우려

생명보험 업계가 금융당국 압박에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의 10년 환급률을 120%대로 내렸다. 사진은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정준범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생명보험 업계가 금융당국 압박에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의 10년 환급률을 120%대로 내렸다. 사진은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정준범 기자
생명보험업계에서 단기납(납부기간 10년 이하) 종신보험 상품의 10년 이후 환급률이 135%에서 120%대로 낮아지지만 경쟁과열로 불완전판매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현재 대부분 저축성으로 판매되는데 가입자들이 투자상품으로 오인하는 등 향후 민원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보험설계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 등 목돈 마련에 좋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중도해지시 해지환급금이 턱없이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제도개선 없이는 과열된 시장을 제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중도해지 등 금융소비자 손실은 커질 전망이다.
30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과열로 불완전판매와 민원 리크스가 커지고 있다. 생보사와 설계사들은 마진이 높은 단기납 종신보험 실적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높은 환급률만을 강조해 저축성 보험처럼 판매하는 불완전판매와 10년 후 대량 보험 해지 리스크를 우려하는 모양새다.

단기납종신보험은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질 좋은 매출로 인식되는 ‘보장성 보험’이다. 지난해부터 대형 생보사들이 단기납 종신 상품에 집중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저축 보험보다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 판매가 회계상 실적 상승에 유리해지면서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현재 대부분 저축성 성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향후 민원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보험설계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시 7년만 납입해도 100% 이상,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까지 있어 목돈 마련에 좋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해 더해 단기납 종신보험 단종이 임박됐다는 절판 마케팅까지 자주 단행된다.

문제는 단기납 종신보험을 10년까지 유지하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높은 10년 해지환급금을 맞추기 위해 중도해지시 해지환급금이 상대적으로 크게 적은 형식으로 상품을 설계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납입기간 5년을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보험을 깨면 그간 낸 원금의 절반도 안 되는 환급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 생보사 전체 불완전판매 5416건 중 2477건이 종신보험이었다. 금감원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생보사의 종신보험을 미스터리쇼핑한 결과 15개사가 ‘저조’ 평가를 받았다. 나머지 2개사는 ‘보통’이었다. 평가는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저조 5단계로 구분된다.

일반 종신보험에 대한 불완전판매가 늘었고, 단기납 종신보험도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이면 과거 20~30년 전 팔았던 상품에 대해서도 민원이 들어온다”며 “단기납 종신보험도 향후 판매가 늘어나면서 민원 제기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단기납 종신보험의 비과세 혜택 논란도 커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최근 해지환급금이 그간 낸 보험료보다 많은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만약 현재 비과세인 종신보험에 세금이 부과된다면 소비자들은 이자소득세(15.4%) 및 종합소득세(최대 46.2%) 등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 경우 종신보험에 비과세 혜택이 있다고 강조하며 단기납 종신보험을 팔아온 생보사들은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다량의 민원해지를 받을 우려가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