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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출범 7년] '메기효과' 본격화…주담대 금리 내리고 환전수수료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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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출범 7년] '메기효과' 본격화…주담대 금리 내리고 환전수수료 없앴다

대출금리 인하 주도하는 인터넷은행들
토스뱅크발 환전 수수료 무료화도 확산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지난 2017년 4월 제1호 케이뱅크의 출범을 시작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 지 7년여 만에 시중은행의 아성에 도전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정부는 대형은행 중심의 과점체제에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기술(IT) DNA를 가진 기업들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했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출범 초기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튀는 아이디어와 낮은 금리 등으로 '메기효과'를 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갈아타기) 초기 인터넷은행의 낮은 금리가 제시되자 시중은행들이 서둘러 금리를 낮추는 등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또 지난달 인터넷은행 후발주자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와 해외 결제 등 수수료가 없는 외화통장 서비스를 내놓자 기존 은행들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7년 만에 급성장하면서 금융시장에 메기효과를 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신용대출 위주에서 주담대, 전세대출, 외화환전 서비스 등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금융당국 주도로 올해 초 출시된 주담대·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 인터넷은행들이 전반의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케이뱅크는 전세대출 대환대출 신청을 접수한 지 1시간 만에 수요가 몰리면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9일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개시 하루 만에 한도를 소진했다.

이날 기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전세대출 금리는 각각 3.31%, 3.43%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공시한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전세대출 평균 금리는 4.08~4.69%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들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자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전세대출 변동금리 하단을 4.32%에서 3.82%로 0.5%p 낮췄다. 우리은행도 지난 1일 비대면 전용 전세대출 변동금리 하단을 4.50%에서 3.90%로 0.6%p 인하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갈아타기 서비스 개시를 전후로 인터넷은행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면서 "인터넷은행들은 점포가 없고 인력도 적어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지만,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하의 여력이 크지 않다"고 털어놨다.

금융당국은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된 가운데 자연스럽게 은행 간 금리 경쟁이 형성돼 대출금리가 내리면서 내심 흐뭇해하는 분위기다. 당초 인터넷은행 도입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활성화 등 기존 정책목표 달성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인터넷은행 회의론도 제기됐지만 본격적인 '메기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이) 가계부채를 자극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금리 하락이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의 시도로 은행권 환전 수수료도 사라질 전망이다. 토스뱅크가 시작한 환전 수수료 무료화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달 18일 인터넷은행 후발주자 토스뱅크는 환전 수수료와 해외 결제 및 해외 ATM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화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 세계 17개 통화를 365일 24시간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는데다 재환전도 무료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테크족'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화 서비스 출시를 내놓거나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오는 14일 출시 예정인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전 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환율 우대 수수료를 기존 최대 90%에서 100%로 높인 외화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통해 주요 26종 외화 환전 및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NH농협은행도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화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