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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發 보험 실적착시… 업체마다 실적기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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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發 보험 실적착시… 업체마다 실적기준 제각각

실적 기준 달라 보험사 단순 비교 어려워져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혼란…’재무제표 신뢰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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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생명


지난해부터 새 회계제도(IFRS17)를 도입한 보험사들이 처음으로 연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새 회계제도에서 다수 보험사들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0% 이상의 당기순익 성장을 기록하는 등 보험업의 실적은 호황이었다. 단기간 기업의 이익과 자본 등이 크게 증가하다 보니, 이번 실적이 회계제도 변경에 의한 착시현상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IFRS17 도입 후 첫 연간 실적에서 보험사들이 예상밖의 호실적을 쏟아내면서 실적 착시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IFRS17이 부채 평가기준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면서 단기간 보험사 이익과 자본 등이 크게 증가해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잠정 순이익(연결)기준으로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순익이 1년 만에 18.2% 늘면서 시장 예상치(1조9401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잠정 순이익(연결)은 1조 8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9%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2조1388억원)를 크게 하회했다. DB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당기순익이 9889억원에서 1조7494억원으로 77.1% 급증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보험사들이 실제 발표한 분기 실적도 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동되는 등 혼란이 심했던 것도 보험사 실적에 의혹을 더하는 요건이 됐다.

롯데손보는 작년 상반기까지 누적 순익 1130억원, 보험계약마진(CSM) 약 2조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만약 금융당국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지난해 3분기에 적자 전환(-57억원)한 것으로 나타난다. 오는 3월 발표될 4분기 실적에도 의구심이 커지는 이유다.

MG손보의 지난해 CSM 액수도 계속 달라졌다. 연초 기준 8414억원이었던 CSM은 그 해 9월 말 3300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IFRS17 제도 하에서는 회사의 계리적 가정의 자율성이 커져 보험기업이 자의적 해석에 따라 실적을 조정할 여지가 많다. 보험사가 계리적 가정을 직접 정하는 IFRS17 하에서 보험금을 보수적으로 설정하면 예실차가 크게 발생해 순익이 증가한다. 보험사가 손익을 부풀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IFRS17 도입으로 전반적인 보험업계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생명보험회사 22곳, 손해보험회사 31곳 등 국내 보험회사의 순이익은 11조42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3조6613억 원(47.2%) 증가한 것이다.

IFRS17은 부채 평가기준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때문에 보험사들에게는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 판매보다는 보장성보험 판매가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 때문에 올해에도 보험업계에서는 CSM 확보와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 확보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