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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한국 물가 안정되면… 미국보다 먼저 금리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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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한국 물가 안정되면… 미국보다 먼저 금리인하"

한은 '최근 한국·미국·유로지역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 평가' 공개
한국은 농산물, 미국은 경기·고용, 유럽은 임금상승이 최대 변수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21.80(2015년 100기준)으로 전월 대비 0.5% 올랐다. 특히 감귤이 전월 대비 48.8%, 사과는 7.5%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컸다. 사진은 2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서 판매 중인 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21.80(2015년 100기준)으로 전월 대비 0.5% 올랐다. 특히 감귤이 전월 대비 48.8%, 사과는 7.5%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컸다. 사진은 2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서 판매 중인 귤. 사진=뉴시스
한국·미국·유로지역 향후 각국의 대내 외 여건에 따라 물가 둔화 속도가 차별화를 이룰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각국의 피벗(pivot·통화정책 기조 전환)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이 먼저 물가가 안정된다면 시장의 예상과 달리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도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최근 한국·미국·유로지역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주요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크게 완만해진 가운데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순조롭게 수렴할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주요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점부터 12개월 동안은 에너지 가격 하락이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의 공통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빠르게 둔화됐으나, 이후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둔화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CPI 상승률이 3.1%로 전월(3.4%) 대비 둔화됐으나 근원서비스물가의 상승 모멘텀이 확대되면서 시장 예상치(2.9%)를 웃돌았으며, 유로지역은 지난해 11월 2.4%까지 낮아졌다가 올해 1월 2.8%로 반등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를 기록한 이후 둔화 흐름을 재개하여 올해 1월 2.8%까지 낮아졌으나 여전히 지난해 7월(2.4%)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들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공통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함께 나라별로 차별화된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다시 80달러를 웃도는 등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외의 요인은 국가별로 다소 차별화되는데,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 이후 근원상품이 디플레이션에 진입했으나 견조한 고용상황이 지속되면서 근원서비스물가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1월 CPI의 경우 집세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이를 제외한 근원서비스물가의 상승 모멘텀도 상당 폭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내수압력 약화의 영향으로 근원서비스물가의 상승 모멘텀이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에서 꾸준히 둔화하고 있으나 주요국과 달리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10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큰 폭 상승(+1.4%p)한 데에는 농산물 가격의 급등이 크게 작용했다.
각 국가별 물가 둔화 속도가 달라지면서 한은은 통화긴축 기조 전환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목표치에 도달하는 국가는 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금까지 통화긴축 정도의 차이는 대체로 국가별 누적 물가상승률 차이에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미국보다 앞선 2021년 8월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섰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한은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선제적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생겼다.

시장에서는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미 금리 역전 폭(2%p)을 감안하면 연준이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은도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계적으로 한·미 금리차를 좁힐 필요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고 환율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연준이 금리 인하 시그널만 명확히 드러낸다면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