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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강호동號 출범 임박…농협금융 계열사 인사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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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강호동號 출범 임박…농협금융 계열사 인사 촉각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자리 지킬 듯
은행·손보·생보 등 핵심 계열사 일괄 사표 가능성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이 지난 1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선거에서 당선 확정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이 지난 1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25대 농협중앙회장선거에서 당선 확정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농협금융지주에 또 다시 인사태풍이 불지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금융 계열사의 수장들이 대부분 임기 초반이기 때문에 대규모 물갈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과거 전례를 볼 때 새 중앙회장이 취임하면 잔여 임기가 충분히 남아 있음에도 일괄 사표를 받아 수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일부 핵심 계열사 수장의 교체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권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오는 11일 취임하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당선인이 추진할 핵심 계열사 인사와 개편 수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강 당선인은 이달 21일 정기총회 이후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이성희 현 회장이 임기를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도사퇴를 표하면서 오는 6일 퇴임식 일정이 잡혔고 강 당선인의 취임도 앞당겨졌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로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전국 206만명의 농협 조합원을 대표해 ‘농민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농협과 경제·금융지주 양대 계열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새 중앙회장의 조기 취임으로 회장 교체기에는 어김없이 캐시카우의 역할을 하는 금융지주의 쇄샌이 단행된 만큼 이번에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8년 만에 영남권 출신 중앙회장이 탄생했다는 점도 변수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16년 이후 경기 출신 회장이 맡았다. 강 당선인은 일부 인사 편중을 지양한다는 방침이지만 장기간 경기 출신 회장 체제가 유지되다 보니 농협 안팎에 경기권 인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일단 이석준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거취에 대한 변수는 적다. 이 회장이 현 중앙회장 체제에서 취임했기는 하지만 농협금융지주가 금융지주회사 법 규제를 받고 있어 아무리 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중앙회장이 노골적인 입김을 행사하기 어렵다. 또 이 회장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관료출신이면서 부산 출신의 영남권 인사라는 점에서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계열사 CEO 자리는 금융지주 회장과 상황이 다르다. 중앙회장이 취임하면 수리하지 않더라도 일단 일괄 사표를 제출받은 전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16년 3월 취임한 김병원 전 회장은 그 해 10월 이경섭 당시 농협은행장과 김용복 농협생명 대표, 이윤배 농협손보 대표 등으로부터 사표를 받았다.

김 전 회장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던 김 대표의 사표만 수리하고 이 행장과 이 대표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신임 절차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높였다.

2020년 이성희 회장은 취임 한 달 만에 당시 이대훈 농협은행장,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최창수 농협손보 대표 등으로부터 사표를 제출 받았다.

이 행장의 경우 경영성과에 대한 호평으로 불과 3개월 전에 연임이 확정돼 임기를 9개월가량 남겨놓고 있었지만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가 전임자인 김병원 전 회장의 사람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다만 NH투자증권 CEO 인선에는 중앙회장 교체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인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성이 요구되는 증권업 특성상 NH투자증권의 수장은 농협 출신이 아닌 증권사 출신이 맡아왔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