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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 회장 조기 퇴임…총선 출마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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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 회장 조기 퇴임…총선 출마설 확산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신청할 듯
농업계 반발 "나쁜 선례 남기지 말고 자중해야"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6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점에서 열린 설맞이 기념 고향사랑기부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달 6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점에서 열린 설맞이 기념 고향사랑기부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셀프 연임' 논란을 일으켰던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조기 퇴임을 두고 그의 이후 행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그간 연임을 제한한 농협법 개정을 위해 적극적이었던 이 회장이 법개정 불발이후 불과 임기를 보름 앞둔 상황에서 "후임자의 조기 취임이 조직에 좋다"는 이유로 물러난다는 것이 선뜻 납득이 가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총선 비례대표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 진출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공식 퇴임식을 갖고 농협중앙회 본사를 떠났다.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21일까지였다. 하지만 그가 지난달 27일 돌연 퇴임 의사를 밝히면서 임기 종료 보름 전에 퇴임식이 열렸다. 이에 따라 강호동 신임 회장 당선인은 7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표면적인 명분상 이 회장의 조기 퇴임은 후임자에게 일찍 길을 터주겠다는 의도다. 농협 관계자는 "후임인 강호동 당선인이 하루라도 일찍 취임해 업무를 파악하는 것이 조직안정에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회장의 조기 퇴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이 회장의 그간 행보를 보면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다.

이 회장은 재임 중 연임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엿다.

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이 무산되면서 끝내 연임이 좌절됐지만 그는 지난해 10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셀프 연임' 논란을 피하기 위해 불출마를 고민해 본적 있냐는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고민해본 적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퇴임을 앞두고 주요 요직에 대거 인사를 실시하면서 후임자를 고려하지 않는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조기사퇴는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농협중앙회장이 총선 비례대표로 출마하려면 선거일 30일 전까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이 회장이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상태다.

국민의미래는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신청을 오는 7일 오후 5시까지 접수한다는 점도 이 회장의 퇴임 시점과 맞물린다.

아직 출마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농업계는 이 회장의 총선 도전설에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농어민당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농협중앙회장 자리는 정계진출의 발판이 될 수 없다"면서 "이성희 회장은 또 다시 나쁜 선례를 남기지 말고 자중하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한때는 법까지 바꿔가며 연임으로 임기를 늘리려 애쓰더니, 이제는 다음 행보를 위해 주어진 임기조차 마치지 않으려는 변덕이 그저 황당할 따름"이라면서 "이번 조기퇴임 결정은 이성희 회장이 오직 자신의 자리에만 관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