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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②] 카드사 ‘불황형 흑자’…저축은행선 PF 우려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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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②] 카드사 ‘불황형 흑자’…저축은행선 PF 우려 지속

2금융권 혹한기 지속…부동산 PF 위기 고조와 연체율 급등에 실적 올라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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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카드사들의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회원 수 및 이용 고객 수도 감소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반등이 수익보다 지출이 더 줄어 발생한 ‘불황형 흑자’ 성격이 강하다는 말이 나온다. 단기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외형 성장 전망이 정체되면서 업계의 성장 동력이 꺾였다.

저축은행 업권도 부동산 PF 및 연체율로 인한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건전성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 등 5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총 5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1분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한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1667억원) 대비 11% 증가한 1851억원을 기록했다. 2위는 삼성카드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7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5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규모가 165% 늘었다. KB국민카드 역시 139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순이익 규모가 70% 늘었다. 반면 우리카드는 1분기 순이익 290억원을 기록하며 순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460억원) 대비 37%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원인 중 하나는 카드 사용액 증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290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저축은행들이 연체율 압박을 받아 취급액을 줄인 반동으로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카드사로 몰려 카드사 취급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말 기준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9조4821억원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카드론은 금리가 높지만 접근성이 좋아 카드사들의 '급전' 서비스라고 불린다.

업계에서는 가맹점수수료나 여전채 부담 등 각종 비용 부담은 여전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카드 사용이 늘고 마케팅 비용 등 지출이 줄어 실적이 개선됐다면서 이번 실적 개선을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고 분석했다.

연체율도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3월 말 기준 1.94%로 오르며 지난해 말(1.67%)보다 0.27%포인트 올랐다. 신한카드 연체율도 지난해 말(1.45%)보다 0.11%포인트 오른 1.56%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 연체율도 지난해 말(1.03%)보다 0.28%포인트 올랐다. 삼성카드 연체율만 지난해 말(1.2%)에서 0.1%포인트 내린 1.1%를 기록했다.

1분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도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 합계는 214억원으로 집계됐다.

KB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13억원을 기록했으며, 신한저축은행은 70억원, 하나저축은행은 18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은 1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올해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가 줄면서 실적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실적을 업권 전체로 확장하기에는 무리라는 말이 나온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경우 일반 저축은행보다 신용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해 연체율 관리가 비교적 용이한데다, 부동산 PF도 비교적 안전한 곳에 투자해 손실이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부동산 PF 관련 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페퍼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는 등 어려운 업황은 계속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NH·IBK·BNK 등 주요 저축은행들의 평균 연체율은 6.47%를 기록해 전년 동기(1.97%) 대비 4.5%포인트 급등했다.

저축은행권의 부동산 PF 관련 추가 손실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을 위해 저축은행들이 최근 몇 년간 부동산금융 비중을 높여온 영향이다. 지난 12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부동산 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손실 전망’ 보고서에서 나이스신평은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 PF 관련 추가손실 규모가 약 2조6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 사이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업권이 최대 3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PF 위기가 고조되며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 줄강등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나신평은 지난 26일 KB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 4개사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나신평은 향후 어려운 업황이 계속될 경우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