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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인플레’ 심각…신용점수 900점도 2금융서 돈 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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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인플레’ 심각…신용점수 900점도 2금융서 돈 빌려

950점 이상 고신용자가 전체 차주의 4분의 1…3년 만에 325만명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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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최근 신용점수가 높아도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는 경우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대출 관리의 일환 등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신용점수가 올라가는 신용점수 인플레이션도 원인으로 꼽힌다.

22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일반신용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신용점수는 924.2점으로 전월(919.5점)보다 4.7점 올랐다. 은행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지난해 11월(896.8점)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터넷 은행의 신용점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달 신규로 신용대출을 내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21.6점으로 지난해 12월(866점)보다 55.6점 올랐다. 케이뱅크의 평균 신용점수는 938점으로 국민은행(913점)이나 신한은행(920점) 보다 높았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두 차례 실시된 대규모 신용사면과 신용점수를 올리기 너무 쉬워진 환경이 신용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KCB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점수 950점 이상 고신용자는 1314만6532명으로 전체 차주(4953만3733명)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는 2020년 말(989만 명) 대비 3년 만에 약 325만 명 늘어난 것이다.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가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권의 대출 변별력이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가 955점 이상으로 올라가고 은행 신용대출의 경우 평가 기준이 신용평가 점수가 아닌 은행의 자체평가 기준으로 신용을 평가하는 등 은행도 나름의 자구책을 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점수가 900점 이상인 고신용자들조차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신용대출을 위해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신규 신용대출 중 800점대(NICE 기준) 이상 차주의 비중은 20.9%에 달했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10%대가 넘는 고금리다.

문제는 이러한 고신용자들이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중·저신용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이 비교적 대출 문턱이 낮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면서 중저신용자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이 모두 올해 연체율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다른 업권의 대출 문턱이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