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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가 전화위복?…검증된 이익체력에 KB금융 쓸어담는 外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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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가 전화위복?…검증된 이익체력에 KB금융 쓸어담는 外人

KB금융, 밸류업 1호 공시…"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계획 마련"
4대 금융 중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외국인 지분 증가율 최고
1분기 8000억대 ELS 손실에도 견고한 이익체력 입증
"경쟁 금융지주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잘 짜여져 있어"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초 열린 '2024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초 열린 '2024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지주
KB금융지주의 주가가 연초 대비 50% 가까이 오르면서 주당 10만원 돌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초부터 강화된 각 사의 주주환원 정책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맞물리면서 최근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KB금융의 주가 상승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은 올해 4분기에 지속가능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내놓기로 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국내 최초의 예고 공시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적용된 첫 번째 사례다. 공시에는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관련 가이드라인을 따르면서 KB금융의 현황, 향후 목표 설정, 계획 수립과 이행 평가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이 밸류업에 앞장서면서 국내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지분율도 대폭 확대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부의 밸류업 발표 후 '만년 저평가주'로 불리던 국내 금융지주 주식을 쓸어 담고 있는데 특히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72%에서 지난 26일 76.8%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60.2%에서 61.11%로, 하나금융은 68.6%에서 69.98%로, 우리금융은 37.9%에서 42.62%로 상승했다.

주가도 고공 행진 중이다. 연초 대비 지난 26일 종가 기준 KB금융의 주가는 43.5% 뛰었다. 이는 올해 1분기 KB금융보다 많은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리한 신한금융(21.5%↑)보다도, 하나금융(42.75%↑)과 우리금융(11.53%↑)보다도 높은 수치다.

KB금융에 대한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춘 주주환원 정책 확대와 더불어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가장 많은 배상 부담을 짊어졌지만 이를 완전히 털어내면서 오히려 강력한 이익체력을 입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1조49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한 수치로 신한금융(1조3215억원)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 쓴맛을 봤다. 그러나 KB금융의 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가 8620억원에 달하는 반면 신한금융은 2740억원으로 3분의 1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오히려 KB금융의 강한 이익체력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ELS 사태에 따른 손실을 제외하면 순이익이 분기 순이익만 2조원에 이르고,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견고했기 때문이다.

정문섭 NK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과 적극적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통해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KB금융은 이익, 자본비율, 주주환원 모든 면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정당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 근간은 높은 이익 안정성과 자본비율"이라며 "시중 금융지주 중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가장 잘 갖추고 있는데다, CET1 비율도 업계 최상위 수준(13.4%)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