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서비스 대부분이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부터 50대까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60대 이상의 경우 부동산 비중이 높아 운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 비중도 낮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단순히 자산관리 시장뿐만 아니라 법률·건강·복지 등 다방면에서 시니어 전문가가 관리해주고 있다. 길어진 수명에 따라 고령층 역시 자산관리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특화된 시니어 브랜드 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은퇴족들은 매월 고정 소득원을 확보하는 것이 노후 경제적 대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소득 단절 후의 소득 수준을 예상하기는 어렵고, 총자산이 많은 경우에도 막연히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노인들이 많았다. 특히 총자산 중 부동산이 70% 이상인 상황에서 자산 유동화 및 소득 예측은 쉽지 않고, 게다가 65세 이상은 노후에도 현 주거지를 유지한 뒤 상속할 의향이 높아 자산 인출을 계획하기가 더욱 어려웠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인출 전략을 위해 시니어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과 영국에선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특화 사업자와 고령층 특화 전문인력이 있어 금융뿐만 아니라 여행, 법률, 부동산 중개 등 은퇴 이후 생애주기에 초점을 둔 세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한금융그룹과 미래에셋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에서 노인요양, 실버타운, 신탁 등 개별 니즈별로 고령자 관련 사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주요국만큼 서비스가 발달해 있진 않다. 시중은행은 노후 관련 재무·비재무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추세지만 시니어 중심, 또는 연금·신탁 등 개별 상품 위주인 점이 한계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노후 준비가 가장 시급한 프리시니어에 대한 종합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자산을 만드는 개별 상품에 집중할 게 아니라 생애주기를 고려해 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인출 전략을 구축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통합 은퇴 브랜드를 활용해 기관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면서 “은퇴 브랜드를 인지한 경우 해당 기관에 대한 신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4배 더 높아진다. 상품이나 서비스 중심의 개별 브랜드보다 노후 준비를 위한 통합 브랜드하에서 재무·비재무 영역의 다양한 관리가 제공된다면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