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연간 하락에도 환율은 ‘롤러코스터’
美 '동결' 韓 '인하' 가능성에 금리 역전 더 벌어지나
트럼프發 '원화 절상'은 "크게 여지 없어…대내외 여건 탓"
美 '동결' 韓 '인하' 가능성에 금리 역전 더 벌어지나
트럼프發 '원화 절상'은 "크게 여지 없어…대내외 여건 탓"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은 지난 2022년 8월을 제외하면 그해 7월부터 3년 가량 이어지면서 환율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은 기준금리 동결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한미 금리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교역국의 화폐 가치를 올려 자신들의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 외환당국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14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로 ‘롤러코스터’ 환율
7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환율 평균(종가기준)은 1441.9원으로, 전년 동기 평균(1369.2원)보다 72.7원 대폭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후인 지난해 11월 1400원대로 올라선 뒤, 같은 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월별 평균가 1436.8원, 1455.5원, 1445.6원, 1457.9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는 낙폭을 더 키웠다. 서울 외환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주간 장에서의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원 오른 1436원에 거래를 시작해 15.7원 내린 1405.3원에 마감했다. 야간 거래에서는 1,391.5원까지 내렸다.
韓銀, 한미금리차 딜레마 속 금리 인하 카드 ‘만지작’
한미 금리 역전 폭은 현 1.75%포인트(P)에서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세 차례 금리를 묶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6~7일(한국시각 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한번 금리를 동결하는 데 무게가 기울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고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라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한은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직전 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의 대행’이라는 정치 불확실성, 미 관세 여파로 내수 성장 동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금리 역전이 계속되면 자본의 해외 유출이 부추겨져 원·달러 환율 상승을 압박할 수 있다. 원화 가치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4월 16일 106.517로 연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올해 4월 최저 97.921까지 내려왔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 가치는 올라야 하는데, 이 기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화 가치는 그만큼 절하됐다.
트럼프→韓 ‘원화 절상’ 요구하나
낮아질 줄 모르는 원·달러 환율은 한국과 미국의 ‘7월 패키지’ 협상 테이블에도 올라오게 됐다. 양국 재무당국은 우리 환율 문제를 별도 논의한다는 방침인데, 이런 구상은 의외로 미국의 아이디어다.
이는 약달러, 원화 강세를 부추겨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등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기준 1620억달러(한화 약 231조5000억원)의 마이너스를 내면서 국내총생산(GDP) 전망치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달러 약세 정책을 지향하면서 한국에 원화 절상을 요구하더라도 원화 가치가 유의미하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헌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 경우 원화는 조금 절상하겠지만, 미국이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인하하지 않고 한국이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원화가 크게 절상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