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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복용 후 ‘꾸벅’…마약·약물 車사고 5년새 1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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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복용 후 ‘꾸벅’…마약·약물 車사고 5년새 10배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마약·약물 관련 사고분석 발표
최근 약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약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등 마약·약물와 관련된 자동차 사고가 5년새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마약·약물(수면제, 신경안정제 등)와 관련된 사고 발생건수가 2019년에는 2건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23건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해당 사고들은 마약보다는 수면제 복용이나, 수면내시경 이후 운전한 경우 등 약물(향정신성의약품)에 의한 사고가 대다수였다. 국회입법조사처 및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약물운전으로 인한 운전면허 취소 사례가 약 98% 급증했다.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은 제45조(과로한 때 등의 운전 금지) 조항에서 금지되어 있다. 이 조항에서는 마약, 대마뿐만 아니라 수면제, 신경안정제와 같은 향정신성의약품 등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는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는 병원에서 처방 받을 수 있는 수면제(졸피뎀 등), 안정제(디아제팜 등)와 수면마취제(프로포폴, 미다졸람 등) 등이 포함되며, 감기약 중에서도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등이 포함된 약물을 과다 복용할 경우 졸음을 유발하고 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현대해상 측에 접수된 2024년 자동차사고 중에서 감기약으로 인한 사고 또한 20건이 확인됐다. 약 복용 사실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으로 고려해볼 때, 운전자들은 평소 약 복용으로 인한 사고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특히 운전이 잦은 운전자가 약을 복용할 때에는 꼭 설명서나 주의 사항을 읽어 “졸릴 수 있으므로 운전 또는 위험한 기계조작 시 주의”와 같은 문구가 있는 약은 되도록 운전 후에 먹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그동안 약물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물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족했고 법적 처벌기준 또한 음주운전에 비해서도 낮게 책정돼 있어 제도 개선의 필요성 또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4월 1일자로 도로교통법이 일부 개정되었으며, 약물 운전에 대한 처벌 수준 강화 및 경찰이 약물 간이시약 검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및 권한이 추가되었다. 관련 규정은 2026년 4월 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약물운전으로 인한 처벌 수준은 기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해 음주운전의 가장 중한 처벌기준과 동일하게 형량을 상향하고, 상습가중처벌 조항도 신설했다.

아울러 그 동안 음주운전과 달리 약물운전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경찰의 약물 복용여부 검사 권한 및 측정 불응 시 처벌에 대한 규정이 없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개정 법에서 이를 명시함으로써 단속 근거가 마련했다.

마약은 소지하는 것 만으로도 불법이며, 약물운전은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행위이다. 마약 퇴치의 날을 맞아, 약물운전의 위험성을 모두가 인식하고, 일상에서도 약물의 올바른 사용과 안전한 운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