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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로 찾는 카드사] 수익성 저하·건전성 부담·규제…신성장동력이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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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로 찾는 카드사] 수익성 저하·건전성 부담·규제…신성장동력이 돌파구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예전만큼 수익 내기 어려워
민간 소비 둔화로 카드 이용액 증가세마저 정체
신규 수익원 발굴 시급…본업 의존도 낮추는 전략 필요
카드사들이 본업 의존도에서 벗어나 신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한 점포에서 점주가 신용카드로 비용을 결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들이 본업 의존도에서 벗어나 신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한 점포에서 점주가 신용카드로 비용을 결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카드사들이 장기적인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려면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맹점 수수료는 정부 규제와 지속적인 인하 압력으로 예전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운 데다 민간소비 둔화로 카드 이용액 증가세도 정체된 상황이다.

여기에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부담, 경기침체로 인한 연체율 상승, 충당금 확대로 인한 압박까지 겹치면서 기존 수익 구조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신용평가와 여신업계에 따르면 결제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 기반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카드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올해 1분기 기준 1.2%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 이익 성장은 사실상 정체된 가운데 장기화된 고금리와 차주의 상환 여력 악화로 이자 및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결제 부문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 신용·체크카드 이용대금은 민간소비 지출과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며 카드 이용 증가율이 낮았지만, 2021~2022년에는 엔데믹 이후 보복소비 효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경기둔화로 2023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5.6%에서 2024년 3.0%로 줄었고, 같은 기간 개인 카드 이용액 증가율도 6.5%에서 3.5%로 하락했다.

여기에 지속된 수수료율 인하가 수익성 악화에 더 큰 압박을 주고 있다. 2025년 1분기 카드대금 평잔 대비 결제이익률은 이자 및 대손비용을 반영한 결과, 고작 0.69%에 그쳤다. 수수료 이익은 줄었는데 마케팅 비용과 대손 부담은 늘어난 탓이다.

과거처럼 카드론으로 수익을 보완하기도 쉽지 않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주요 카드사의 6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5148억 원으로, 전월 말(42조6571억 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문제는 차주의 질적 구성이다. 카드대출 잔액 중 신용점수 800점 이상은 14%에 불과하고, 약 76%는 600~800점대 중신용 차주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결제성 리볼빙, 대출성 리볼빙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각각 3.8%, 2.6%, 2.7%, 2.1%로 잠재적 부실 위험도 여전히 크다.

간편결제 확산도 카드업계의 또 다른 위협이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애플페이 등 빅테크 플랫폼이 결제 접점을 장악하면서 소비자는 카드를 사용하더라도 브랜드 인식은 플랫폼에 귀속되는 추세다. 카드사는 ‘뒤편 인프라’로 밀려나는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장기적으로 존재감이 희미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데이터 기반 맞춤형 금융서비스, 헬스케어·구독관리·생활금융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해 본업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시장 포화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카드 및 할부금융 사업을 확대하는 해외 진출도 대안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수익 구조만으로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면서 “신규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만큼 다양한 신사업 진출을 위한 규제 개선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