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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이공계 인재 10명 중 7명 "해외 이직 고려"…금전 요인이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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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이공계 인재 10명 중 7명 "해외 이직 고려"…금전 요인이 67%

美 근무 한국인 박사 인력 15년새 2배로
국내 주요 5개 대학 출신이 절반 차지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30대 석·박사급 이공계 인력 10명 중 7명은 외국으로 떠날 의향이 있거나 실제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연구환경이 열악한 데다 보상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에서다.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 이공계 인력의 해외 유출 결정요인과 정책적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이공계 석·박사 인력 2700명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국내 근무하는 이공계 인력의 42.9%가 향후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이직 진행 중 포함)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20~30대의 비중은 70%에 달했다. 해당 보고서는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소속 윤용준 팀장과 정선영 차장, 최준 과장, 안병탁 조사역이 공동으로 집필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이공계 박사 인력은 2010년 9000명에서 2021년 1만8000명으로 급증했다. 2015년 이후 바이오와 ICT(정보통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 순유출이 확대됐으며 국내 주요 5개 대학 출신 인력이 전체 순유출의 47.5%를 차지했다.

이공계 인재들이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연봉(66.7%)이 가장 많았다. 최종 학위를 딴 해 국내 이공계 인력 평균 연봉은 약 5800만원인 데 반해 해외로 나간 인력의 평균 연봉은 11만3800달러(약 1억6300만원)로 조사됐다.
시간이 지날 수록 연봉 격차도 벌어졌다. 해외 취업자의 연봉은 최종 학위 취득 후 10년이 지나면 26만9800달러(약 3억8600만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경력의 국내 이공계 인력 연봉은 약 9740만원에 그쳤다.

아울러 생태계·네트워크(61.1%), 기회 보장(48.8%), 자녀 교육(33.4%), 정주 여건(26.1%)등도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이공계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 핵심 방향으로 △금전적 보상체계 혁신 △R&D 투자 실효성 강화 △기술창업 기반 확충·전략기술 개방을 통한 혁신 생태계 확장 등을 제시했다.

실증분석 결과 소득 만족도가 '보통'에서 '만족'으로 개선(5점 척도 기준 1단위 상승)되면 해외 이직 확률은 4.0%포인트(P) 감소했다. 고용 안전성과 승진기회도 1단위 상승되면 해외 이직 확율이 각각 5.4%P, 3.6%P 낮아졌다.

최준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평균적으로 해외 연구자들의 연봉은 국내 연구자들의 2배 수준"이라며 "보상체계 전환은 이공계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의 인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기적으로 추진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