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SP, AI 투자 경쟁…"DDR5·HBM 확보" 총력전
SK하이닉스·마이크론도 '가세'…2026년 초 가격 30달러 전망
SK하이닉스·마이크론도 '가세'…2026년 초 가격 30달러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발(發) 수요 폭증이 국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난을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이 설비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리는 가운데, '절대 공급자'인 삼성전자가 10월 DDR5 D램 고정거래가격 책정을 전격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고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즉각 시장은 혼란에 빠졌으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다른 공급사들도 가격 책정을 보류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11월 중순까지 고정거래가격 발표가 지연될 전망이며, D램 현물 가격은 이미 한 달 새 두 배 이상 폭등하며 조달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삼성발(發) '견적 중단' 충격…상위 3사 공급 전략 강화
2025년 4분기 메모리 가격 인상은 이미 시장의 중론이었으나, 삼성전자가 10월 말 이전에 고정거래 견적 제공을 거부한 것은 시장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겼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여파로 후방 산업 고객들이 즉각 가용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실제 DDR5 현물 가격은 이 때문에 불과 일주일 만에 25%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견적 공백' 기간이 표준화되어, 긴급 물량이 필요한 구매자들이 현물 시장에서 비싼 가격을 감수하며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DDR5 현물가 102% 폭등…'3회 연속 급등' 전망
4분기 고정거래가격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서도, 현물 시장은 이미 가격 폭등세가 뚜렷하다.
시장에서는 2025년 4분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DDR5 가격이 분기마다 30~50%씩 '3회 연속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추세라면 DDR5 16Gb 칩 가격은 2026년 초 30달러(USD)에 근접하며 역사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
지난 한 달간 D램 현물 가격은 전방위로 치솟았다. DDR5 16Gb 가격은 9월 말 7.68달러에서 15.5달러로 102% 폭등하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DDR4 가격도 무섭게 올랐다. DDR4 16Gb 모듈 가격은 25달러를 넘어섰고, 특히 공급이 제한된 대만산 16Gb(1Gx16) 제품은 27달러에 이르렀다.
DDR4 16Gb(2Gx8) 모델은 월간 9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약 25달러에 이르렀다. 이 같은 상승률은 동일 사양의 DDR5 16Gb(2Gx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주류인 DDR4 8Gb 모듈은 60% 상승했으며, DDR3 4Gb 가격도 40% 올라 2025년 들어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은 '판매자 우위'…CSP 투자 경쟁이 공급난 부채질
D램뿐만 아니라 플래시(Flash) 웨이퍼 가격도 상승세다. 512Gb TLC 웨이퍼는 9월부터 꾸준히 올라 10월 말 5달러에 이르렀으며, 1Tb TLC/QLC 웨이퍼 가격은 6.5~7.2달러를 기록했다.
메모리 업계 전문가들은 "극도로 부족한 유통 재고"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재고 확보가 시급함에도 높은 가격과 제한된 물량 탓에 공급업체들이 대량 구매를 망설이고, 기존 재고로 생산을 유지하고 있다.
상방 산업 제조업체들이 4분기 고정거래가격 책정을 거대 기술 기업과 주요 CSP에 한정하면서, 일반 고객들은 DDR5를 사실상 구할 수 없어졌다. 시장이 완전히 '판매자 시장'으로 전환됐다.
'AI 투자 경쟁' 美 CSP, 공급난 부채질…"완전한 판매자 시장"
이번 공급난의 근본 원인은 AI 투자를 늘리는 미국 주요 CSP들이다. 아마존은 최근 설비투자(capex) 예산을 1180억 달러(약 168조 원)에서 1250억 달러(약 178조 원)로 상향 조정했으며, 2026년에는 추가 증액이 예상된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AI 컴퓨팅과 고성능 메모리 칩 투자를 확대하며 지출 계획을 수정했다.
이러한 강력한 수요가 전체 공급망의 구조적인 생산능력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미 2025년 4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배 급등했다. 제조업체들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생산능력을 고수익 제품인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로 집중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DDR5 공급 부족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가격 책정을 중단하면서 모듈 제조업체들은 공급난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섣불리 구매를 자제한다면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위험이 있어, 앞으로 6개월간의 조달 비용을 두고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