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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매입할 채권, 현재가로 고정’… 보험사, 채권선도거래 확대 '건전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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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매입할 채권, 현재가로 고정’… 보험사, 채권선도거래 확대 '건전성 강화'

채권금리 변동 시 유리
주요 투자자산 자리매김
보험사들이 채권선도거래를 확대하고 나섰다. 이미지=프리픽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사들이 채권선도거래를 확대하고 나섰다. 이미지=프리픽
보험사들이 지급여력(킥스·K-ICS)비율 관리에 유리한 채권선도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보험 업황이 악화하자 본업 대신 장외 파생상품을 활용해 자본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가 채권선도 거래를 하면 미래 채권 매입 가격을 현재에 확정할 수 있어 장기 자산 확보와 수익성 관리를 할 수 있다. 파생상품 활용이 늘어나면서 장기채 발행량 중 보험사 잔액 비중도 축소되고 있다.

12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이자율선도 잔액은 올 상반기 83조53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율선도는 현시점에서 동의를 구한 미래 2개 시점 간의 이자율이다.

앞서 2022년 12월 보험업법 개정에 따라 보험사의 파생상품 거래 한도가 총자산의 6%로 제한됐던 기존의 규제는 폐지됐다.
이에 따라 이자율선도 연간 잔액은 매년 증가했는데, 개정안 시행 이후인 2023년 174조 원, 2024년 235조 원으로 올라섰다.

이자율선도는 채권선도 및 선도금리예약 규모의 합으로 집계된다. 채권선도는 미래 특정 날짜에 일정한 금액의 채권을 사전에 약속한 값으로 매매하기로 한 계약이다.

보험사들은 통상 채권선도를 통해 자산 및 부채 듀레이션(채권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화)을 관리하는데, 그 이유는 지급여력(킥스·K-ICS)비율 관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킥스비율 제고를 위해선 장기자산과 장기부채 관리가 필요한데, 금리변동 시 자산과 부채가 최대한 일정하게 움직여야만 충격이 덜하다. 특히 금리 하락기에는 부채 가치가 상승하므로 자산도 이 수준만큼 올라야만 킥스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국채금리는 등락을 반복한 바 있다.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10월 24일) 및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로 월말 상승 마감했다. 당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월 말 대비 11bp 상승 마감했다.
보험사들은 장기부채 보유 비중이 크므로 장기자산 확보를 통해 듀레이션을 맞춰야 한다. 이때 보험사가 채권선도 거래를 하면 향후 채권 매입가를 현재 가격으로 확정할 수 있어 장기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산보다 듀레이션이 긴 부채가 받게 되는 금리변동의 영향을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험 수요 하락에 따른 본업 약화가 가시화되면서, 보험사의 채권선도거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선도거래를 통해 자본건전성을 관리한다고 밝히고 있다. KB손해보험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초장기 국채 매입 및 선도거래를 통해 수익성 높은 대체 자산 투자 확대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 회사의 3분기 누적 투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3.4% 급증한 3942억 원이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