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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1년]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도 1500원 위협하는 환율…물가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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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1년]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도 1500원 위협하는 환율…물가도 비상

원·달러 환율, 5.5원 오른 1473.5원 마감
지난해 12월 4일 보다 63.4원 높아
고환율에 물가 전망치 줄줄이 상향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시내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시내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오히려 원·달러 환율이 당시 보다 60원 넘게 높아지면서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5원 오른 1473.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12.3 계엄사태 이후 첫 주간 거래 종가인 지난해 12월 4일 1410.1원 보다 63.4원 높은 수치이다. 지난해 12월 3일 당시 비상계엄 직전 1410원대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오후 10시경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야간 거래 중 1442원까지 올랐고 다음날 새벽 국회에서 비상계엄을 해제하자 1410원대로 다시 떨어졌다. 하지만 비상계엄 해제에도 대통령 체포 저지, 구속,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고 연말 환율은 148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문제는 새 정부 출범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지만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서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0(2020=100)으로 전년동월 대비 2.4% 올랐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에 2.2%로 출발한 뒤 줄곧 1% 후반∼2% 초반을 오르내렸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2%)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셈인데 10월 2.4%로 크게 오르더니 2개월 연속 2%대 중반을 유지했다.

10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데는 고환율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국내외 기관들의 물가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올해 마지막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에서 2.1%로, 1.9%에서 2.1%로 각각 높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고환율로 인해 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전망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0월 말 1.8%에서 11월 말 1.9%로 0.1%포인트(P) 올랐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