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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캐피탈, 자동차금융 의존 심화…글로벌은 ESG 설비금융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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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캐피탈, 자동차금융 의존 심화…글로벌은 ESG 설비금융 속도

한때 산업 조달수단이던 리스, 자동차 중심 재편
실물자산 공급 기능 약화 속 설비금융 공백 우려
국내 여전사들의 자동차금융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설물자산 공급 기능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여전사들의 자동차금융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설물자산 공급 기능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이 자동차금융에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실물자산 공급 기능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글로벌 리스·할부금융 산업은 전기차와 배터리,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자산을 중심으로 ESG 설비금융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내수 침체와 금융 건전성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국면에서 여전산업이 자동차금융 위주에서 설비금융 등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국내 리스 실행 규모는 16조01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동차 리스가 12조8333억원을 차지해 전체의 약 80%에 달한다. 일반산업기계, 공작기계, 동력이용기계 등 산업기계 리스는 9180억원에 그쳤고, 건설기계·선박·항공기 등 운수용 설비 리스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의료기기 리스가 1조1195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지만, 산업 전반의 설비투자를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국내 리스업의 구조적 편중은 단기간에 형성된 문제가 아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리스는 전체 설비투자의 20% 이상을 담당하며 산업 현장의 핵심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정책자금 기반의 장기·저리 리스가 사라지고 은행권 시설자금대출이 확산되면서 설비리스의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반환 리스 물건을 흡수할 중고 설비시장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여전사들이 설비 리스를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의 흐름은 정반대다. 글로벌 리스사들은 ESG 규제 강화와 녹색금융 수요 확대에 맞춰 그린리스, 소셜리스 등 ESG 연계형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재생에너지 설비 등 친환경 자산을 중심으로 글로벌 리스·할부금융 시장은 2024년 약 1.85조달러 규모에서 2028년 2.73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전환 역시 설비금융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해외 리스·할부금융사들은 AI와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 자동화,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한 리스크 관리, 블록체인 기반 자산 감사 시스템을 도입해 설비리스의 비용 부담과 회수 리스크를 낮추고 있다. 디지털 온보딩과 비대면 계약 확산으로 기업의 금융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설비리스가 경기 둔화 국면에서 기업의 유연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재부상하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여전산업이 자동차 중심의 소비금융 구조에 머무를 경우 내수 부진 국면에서 취약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금융 기능이 약화되면 금융과 실물경제를 잇는 연결 고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자금 연계와 세제 지원, 중고 설비시장 육성 등을 통해 ESG 설비리스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민지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리스·할부금융사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운영 효율화와 ESG 기준 통합,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균형 성장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며 “산업 전반도 ESG와 투명경영을 핵심 가치로 하는 책임금융 체계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