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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확산… 신현송은 적극 방어 '엇갈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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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확산… 신현송은 적극 방어 '엇갈린 시각'

글로벌 IB, 이란 전쟁 충격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잇단 하향
신현송·이창용 "이란 사태 종결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낮아"
1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우리나라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이 에너지 순수입 대국이어서 중동 위기와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에 크게 노출돼 있는 점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IB들은 중동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향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쳐올 수 있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하고 있다.

반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차기 총재 후보자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에 선을 긋고 적극 방어하고 있다. 이란 사태가 종결된다면 1970년대 오일쇼크나 코로나 팬데믹과 충격 규모가 다르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경제가 이란 전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프랑스 IB 나틱시스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0%로 무려 0.8%포인트(P)나 낮춰잡았다.

앞서 나틱시스는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어 "공급 충격을 고려해 성장 전망을 대폭 낮췄다"며 "아시아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 아시아 국가들이 중앙은행들이 도울 수 없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리서치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6%로 0.4%P 하향 조정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한국은 에너지 순수입 대국으로 중동 위기와 그에 수반되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에 크게 노출돼 있다"면서 "교역 조건 충격은 한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보여 정책 전망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차기 총재 후보자는 이같은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에 선을 긋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점에서 이란 사태가 종결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도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묻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현재로서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한국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주장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970년대 오일쇼크나 코로나 팬데믹 때 보다는 덜하지만, 경기가 둔화되고 물가가 오른다는 측면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이미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진단이 다른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뜻하지만 이를 규정하는 통계적 정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정의하는 명확하고 통일된 기준이 없으니 정부나 중앙은행은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고, 야당이나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해외 IB들은 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높게 진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의미 없는 논쟁"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에 물가 상승률이 0%대였고, 성장률은 3%대였다는 점에서 현재 인플레가 심하고, 경기가 나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란 전쟁 전개 상황에 따라 성장률은 더 낮아지고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라고 짚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