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이찬진, 금융지주 CEO 선임절차 투명성 압박…"미흡하면 제도 보완"

글로벌이코노믹

이찬진, 금융지주 CEO 선임절차 투명성 압박…"미흡하면 제도 보완"

금감원장, 8대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자격요건·검증기간 절차 마련 주문
"특정계파·친소관계 매몰되지 말아야"…능력 기반 적임자 선별 강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다시 강조했다. 연말 금융권 인사철을 앞두고 지주사의 CEO 선임 과정에서 구체적인 자격요건과 검증 절차를 갖추도록 주문하면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당국의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은행연합회장·8대 은행지주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금융지주 자회사 CEO 선임 절차를 점검했다.

이 원장은 이날 금융지주사에 CEO 선임 과정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가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선임 절차를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인 요건과 검증 절차가 마련돼 있는지를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은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올해 초부터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CEO의 참호구축을 지양하고 승계 절차를 공정하게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자회사 CEO가 선임되도록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어 사사로움 없는 공정함을 뜻하는 '대공무사'를 언급하며 CEO 선임 과정에서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가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CEO 선임 절차는 특정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선별하는 절차로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절차와 관련해서는 CEO의 자격요건과 평가 단계별 최소한의 검증기간 등을 언급했다.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선임 절차를 아직 마련하지 못한 금융지주사에 대해서는 선임 절차를 개시하기 전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자회사 CEO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지주사의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금융사지배구조법의 취지에 맞게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실질적인 역할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회사 CEO 상시후보군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CEO 후보자를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임추위원들의 의견이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서 개선할 부분을 꼼꼼히 살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지주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위상에 걸맞게 지방 균형 발전과 지배구조 개선, 내부통제 강화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앞서 지난 15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도 금융지주 자회사 CEO 선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한 바 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가운데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금융지주사에 선임 절차 개선을 재차 주문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자체 금고 입찰 과정의 과당경쟁 문제도 논의됐다. 이 원장은 최근 은행 간 경쟁이 과도해지고 있다는 우려를 언급하며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우위에 있는 은행이 협력사업비 경쟁을 통해 낙찰되는 구조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자본력상 우위에 있는 은행이 협력사업비 경쟁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는 모습은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불공정한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 금고 운영에서 지역 내 자금 순환과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력사업비와 관련해서는 은행의 지자체 관련 지출이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꼼꼼히 살피겠다고 했다. 단순한 금고 유치 경쟁을 넘어 은행의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금융사고와 내부통제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이 원장은 최근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의 건수와 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사고 규모도 대형화하고 있다며 내부통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 금융사고는 2023년 33건, 696억9000만원에서 올해 들어 7월까지 47건, 1708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소득·재직증명서 위변조 등 외부인 사기와 본점의 내부통제가 상대적으로 미치기 어려운 해외 점포 관련 사고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금융지주 CEO 선임 절차뿐 아니라 지자체 금고 경쟁과 내부통제까지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와 경영관리 전반에 대한 당부를 이어갔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