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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AI 해킹, 기업 보안투자만으로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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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AI 해킹, 기업 보안투자만으로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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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복 금융부 부장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금융권 보안 방어선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은행 등 1금융부터 저축은행·보험·상호금융·캐피탈·가상자산사업자에 이르기까지 전 금융권 17개 기관에서 10만 건 이상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공공기관과 대기업, 가입자 수천만 명의 대형 플랫폼조차 속수무책으로 뚫리고 있다.

공격의 중심에는 인간 해커를 뛰어넘는 인공지능(AI)이 있다. 중국 AI 침투 테스트 도구 '아르텍스(ARTEX)'와 딥시크 등을 결합한 해킹 기술은 방어체계를 무력화했다. 공격 속도와 범위는 한없이 확장되지만 진입장벽은 턱없이 낮아졌다.

초고도화된 해킹 앞에 개별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보유출 피해를 당한 롯데카드가 향후 5년간 1200억 원의 대대적인 정보보호 투자를 발표한 것도 공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과연 개별 금융사와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AI 해킹을 완벽히 막아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마냥 반길 일도 아니고,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도 없다.
기업의 자원은 한정돼 있다. 보안 투자에 수천억 원의 비용이 투입되면 이는 기업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져 실적을 악화시킨다. 실적 악화는 다시 지속가능한 투자를 저해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보안 투자에 무한정 쏟아부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반드시 경제적 적정선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해킹 기술이 실시간 진화하는 AI 시대에 개별 기업의 '각개전투' 투자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보안 투자의 무한정 증액은 기업을 말라 죽게 하고, 방치는 사회적 참사를 부른다.

외부 협력업체 맑은소프트의 237만 건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권익위원회·학계·민간 등 22곳이 연쇄 피해로 이어진 것도 문제다. 개별 사기업이 내부 울타리를 높이더라도 이종 산업과 외부 생태계로 연결된 취약점까지 모두 막는 것은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보안 격차다. 자금력이 있는 금융사나 대기업조차 뚫리는 마당에 예산과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대학과 중소기업 등 민간 영역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서강대·서울대 등 주요 대학을 비롯해 무신사·강남언니·위버스 등 수많은 민간 사이트들이 뚫렸다. 중소기업들은 허술한 보안 체계로 언제 뚫려도 이상하지 않은 시한폭탄과 같다. 이들이 뚫려 유출된 개인정보는 다시 금융권 2차 해킹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AI 해킹 대응의 패러다임을 '개별 기업의 돈 쏟아붓기'에서 '국가 차원의 전문기관 주도 대응'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 금융보안원 등 기관들이 총동원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다. 하지만 AI 해킹 사태가 이 지경이 됐는데 정부와 보안 전담 기관들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나. 아직 체계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허둥지둥하고 있다.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은 지난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공공기관의 취약 버전 사용 현황을 묻는 질의에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AI 해킹 공격은 인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다.

더 이상 개별 기업이 막아내도록 방치할 수만은 없다. 공적 전문기관이 실시간 위협 정보와 AI 해킹 패턴을 분석해 민간과 공유하고, 초동 조치를 주도하는 '국가 공동방어체계(AI 사이버 쉴드 돔)'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