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트위터 등 SNS에서 ‘각자도생’을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글들이 올라온다. 만평형식의 그림에서부터 한국전쟁때 끊어진 한강다리, 문형표 복지부장관이 마스크를 쓴 사진, 그리고 이름도 알 수 없는 국민들의 한탄이 넘쳐난다.
트위터 아이디 ‘구리거울’은 “무능, 부패, 재앙, 참사, 방치, 각자도생... 이 나라 수구세력이 집권하면 가슴에 새기고 다녀야 할 단어.”라는 글을 올려 정부의 메르스 대처를 비난했다.
섬뜩한 상상도 이어진다. 트위터 아이디 'lee********'는 “메르스 대처를 보며, 전쟁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끔찍하다. 전투기 미사일 공방속에 부처장관회의가 열흘 후 열리고, 최고통수권자는 상황을 모르고, 국민이 불쌍하다. 그 난리에도 각자도생하란는 말인가!”라는 글을 올려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고 있다.
‘아 몰랑 감염 병원 절대 안 알랴줌... 각자도생’ ‘애효 답 없는 대한민국 잠이나 자자 여러분 각자도생 합시다. 종류의 글은 애교에 가깝다.
지금 SNS에는 국가가 국민을 지켜 주리라는 믿음의 상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유행병처럼 창궐하는 이기주의와 정권의 나팔수를 자임하는 언론이 판치는 세상에 절망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번 메르스 사태의 주무장관인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마스크까지 쓸 필요 없다더니 정작 본인은 마스크를 쓰니 정부 스스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또 낙타와 접촉을 피하고 낙타고기와 낙타젖을 먹지 말라는 복지부의 메르스 예방 홍보 포스터는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정부는 메르스 병원 정보라도 정확하게 알려서 국민들이 ‘각자도생’하는데 방해나 하지 말라”는 어느 트위터리안의 글이 씁쓸한 뒷맛을 남게 만든다.
이태준 기자 tj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