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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무회계35] 법인세, 최순실, 그리고 정권의 모금창구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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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무회계35] 법인세, 최순실, 그리고 정권의 모금창구 전경련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이미지 확대보기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파문으로 정국이 들끓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1월 1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법인세 인상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세미나를 가졌다.

국회에는 현재 법인세율을 인상하고 과세표준구간을 신설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한경연은 이날 세미나에서 법인세법 개정안이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있는 글로벌 추세에 역행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경련 또한 법인세법 인상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7월 '법인세 세율 인상 주장의 5가지 오해'라는 자료를 통해 정치권의 법인세 인상 주장 근거에 오해가 있다는 논리를 펴냈다.

전경련은 아예 한걸음 더 나아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기업 투자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전경련은 유독 법인세 인상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법인세율은 지난 2009년부터 조금씩 낮춰져 왔고 2012년부터 현재의 법인세율이 계속해서 유지되어 왔다.

현재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10%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어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20%의 법인세를 부과하고, 200억원 초과에 대해서는 22%를 물도록 되어 있다.
정치권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법인세율을 인하 이전인 최고세율 기준 25%로 되돌리겠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이 앞장 서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가운데 한편으론 은밀하게 미르·K스포츠재단을 위해 774억원이라는 돈을 기업들로부터 출연받았다.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폭로되자 “기업들의 제안으로 내가 주도해서 추진한 일”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검찰의 수사 결과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이 부회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현대차·LG·SK 등 주요 그룹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제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이 부회장의 얘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 사건의 배후에는 대통령의 연설문까지도 고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최순실씨가 자리잡고 있기에 국민들을 속이더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 하다.

지금까지 역대 정권마다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걷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기업은 돈을 뜯기지만 그 대가로 이권이나 특혜를 챙기는 반대급부를 노리고 있다.

이번에도 19개 그룹의 53개 기업이 참여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냈다. 200억원이 넘는 돈을 거리낌없이 내놓은 그룹도 있다.

기업들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에 대해 애초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 취지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기금을 출연했다고 주장했다가 안종범 전 수석 등 청와대의 외압 탓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고 강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경련이 앞장서 재계를 대상으로 최순실씨에 대해 특혜를 주기 위한 모금창구 역할을 했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재계와 권력의 '정경유착' 고리를 끊는 방안의 하나로 재계가 떳떳하게 법인세를 내고 권력 또한 재계에 특혜를 주는 대가로 '검은돈'을 요구하는 일은 이번 사건으로 끝을 맺어야 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2014년 갑작스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청와대의 압박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를 뒷 배경으로 하는 최순실씨의 요구에 대해 밉보이길 두려워하는 기업들이 서둘러 기금을 낸 흔적도 엿보이고 있다.

CJ그룹이 지난해 낸 법인세 규모는 1837억원 규모다.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인 22%를 예전의 25% 수준으로 되돌릴 경우 대기업들은 10% 상당 부담이 늘게 된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스스로 법인세 인상을 건의하면서 권력이나 정치권으로부터의 외압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기업이 스스로 깨끗해지고 제대로 된 세금을 내고 있다면 얼마든지 '제2의 최순실' 사태를 막을 수 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