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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무회계36] 최순실씨 국정농단을 계기로 살펴본 세무조사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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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무회계36] 최순실씨 국정농단을 계기로 살펴본 세무조사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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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4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소속 조사요원들이 LG전자 본사에 들이닥쳐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은 그해 4월부터 10월 중순까지 6개월간 일정으로 LG전자의 세무조사에 들어갔고 이후 한달 기간을 연장하는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그해 11월 국세청은 LG전자에 약 910억원의 추징금을 통보했고 LG전자는 일단 추징금을 낼 수 밖에 없었다.

당시 국세청은 LG전자의 세무조사에서 본사와 해외계열사들 사이의 거래 과정에 이전가격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LG전자에 앞서 2011년 7월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벌여 이전가격을 집중적으로도 살펴보면서 4700억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물린바 바 있다. 삼성전자는 추징금 납입 후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난 후 세무조사 결과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볼 수 있는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일반조사와 특별조사가 있다.

일반조사는 특정 납세자의 과세표준의 결정 또는 경정을 목적으로 하는 통상적인 조사로서 일반적인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등을 조사한다.

정기적으로 법인에 대해 조사하는 일반조사는 통상 4~5년에 한번씩 받는 것이 상례다.
특별세무조사는 세금탈루 수법이나 규모가 통상적 조사방법으로는 조사의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고 판단될 때 별도의 계획에 따라 실시된다.

회계장부 뿐 아니라 거래처 관계나 금융계좌추적까지 광범위하게 실시하며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세무조사다.

조사대상은 구체적이고 명백한 탈루혐의가 있거나 조직내부에서 투서가 있을 경우와 사전내사 등을 통해 조사여부를 결정한다.

특별세무조사 때는 해당 업체에 미리 통보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들어가 관련서류와 장부 등을 가져올 수 있다.

특별세무조사는 대부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서 맡고 있는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재계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에서도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 협박을 무기로 기업에 재갈을 물리거나 기업을 송두리째 뺏으려는 ‘음모’의 흔적이 여실히 나타났다.

대기업이라도 일단 세무조사에 들어가면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의 추징금을 물리게 되는데 하찮은 중소기업은 그대로 무너지기가 십상이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팟캐스트에서 최순실씨 국정농단과 관련해 청와대가 JTBC에 대한 세무조사 협박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 전 의원은 “JTBC가 태블릿 PC를 입수했다는 사실을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틀 전 알았다”면서 “백방으로 막아보려고 했지만 안됐고 일설에 따르면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임환수 국세청장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청와대가 최순실씨 관련 보도를 막기 위해 JTBC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운운하며 협박했다고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국세청과 전혀 상관 없다”면서 “100% 믿어도 된다”고 해명했다.

박근혜 정부 ‘문화계 황태자’라고 불렸던 CF 감독 차은택씨의 측근들은 세무조사를 무기로 한 중소광고업체를 상대로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 80%를 넘기라고 협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씨 측근인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포레카를 인수한 업체에 포레카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회사는 물론 광고주까지 세무조사를 하고 회사 대표이사를 ‘묻어버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이용해 세무조사를 무마하려는 시도도 드러났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직접 만나 K스포츠 재단에 대한 70억~80억원 추가 지원과 댓가로 세무조사 편의를 부탁했다는 내용이 담긴 회의록이 공개됐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저희가 다소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며 “이 부분을 도와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세무조사에 편의를 봐달라는 요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에 대해 최순실씨는 ‘조건을 붙여서 한다면 놔두라’고 지시해 부영의 기금 출연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 곳곳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흔적이 역력하지만 세무조사로까지 검은 마수가 드러나 씁쓸하기만 하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