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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원샷법 적용받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재무제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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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원샷법 적용받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재무제표 보니…

현대제철 수년째 순익 7000억원 이상 달해… 동국제강은 올해 흑자전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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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동국제강이 원샷법(기업활력제고법) 적용을 받게 됐다.

두 회사의 사업재편 계획은 원샷법에 따라 행정과 세제상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차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에서 현대제철이 단조용 설비를, 동국제강이 후판공장을 매각할 수 있도록 각각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비주력 부문인 단조사업을 순천공장에 일원화하기로 하고 인천공장의 단조 설비용 전기로를 매각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매각금액은 순천공장의 단조제품 설비와 고급 금형 및 공구강용•발전용 강종 신규 개발, 고합금과 고청정 생산설비에 투자하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포항 제2후판 공장과 180만톤의 설비를 매각한다. 매각금액은 컬러강판 설비를 증설하고 친환경적인 철강재를 생산하고 개발하는 데 쓰인다.

원샷법은 과잉공급 업종의 기업이 심각한 부실에 빠지기 전에 사업을 자율적으로 재편할 수 있도록 M&A(인수합병) 및 주식교환 절차를 간소화했다. 또 일반법인 상법, 세법, 공정거래법 등의 적용 대신에 각종 혜택이 부여된다.

원샷법은 공급과잉 업종에 한해 적용되는데 적용 대상은 대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원샷법의 적용을 받게 된 것도 공급과잉 업종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실기업이 아닌 흑자기업이라도 업종이 공급과잉으로 판정되면 원샷법의 특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

또 대기업이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면 자연 지배구조는 강화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판단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현대제철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매년 7000억원이 넘는 알짜배기 회사다.

지난 2011년 7471억원, 2012년 7964억원, 2013년 7094억원, 2014년 7823억원, 2015년 7392억원을 기록했다.

또 올해 9월 말 현재 연결기준 매출액 12조330억원(전년동기비 ), 영업이익 1조576억원(전년동기비 -4.2%), 당기순이익 7138억원(전년동기비 +51.7%)을 나타냈다.

현대제철은 매년 7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내고 있지만 과잉공급 문제 해결보다는 비주력 부문인 단조사업을 구조조정하는 데 중점이 주어져 있어 원샷법 적용에 의아해하는 시각도 있다.

산업부는 현대제철의 경우 40년이나 된 낡은 전기로를 없애고 고급 단조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수년째 수천억원의 순익을 내고 있는 현대제철과 같은 대기업까지 원샷법을 적용해 국가의 세금을 줄여가며 혜택을 부여하려는 데 곱지 않은 눈길도 있다.

동국제강은 그나마 원샷법 취지에는 적합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동국제강의 포항 제2후판 공장은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동국제강은 현재 당진공장에서만 특수후판과 고급후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까지 후판과 강관의 공급과잉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재무제표에 드러나 있다.

동국제강의 순이익은 2011년 651억원에서 2012년 -2351억원, 2013년 -1184억원, 2014년 -2915억원, 2015년 -224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9월 말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4조290억원(전년동기비 -7.4%), 영업이익 2451억원(전년동기비 +233.5%), 당기순이익 2568억원(흑자전환)으로 나타났다.

동국제강은 수년째 적자를 지속해오다 올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원샷법 적용으로 한층 힘을 얻게 됐다.

산업부는 동국제강의 경우 포항 제2후판 공장을 매각함으로써 재가동의 여지가 없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은 후판시장이 전방산업인 조선산업의 불황으로 과잉공급상황이 심화됨에 따라 포항 제2후판 공장과 설비 180만톤 규모를 매각한다. 대신 고부가 품목인 컬러강판 설비를 10만톤 증설하고, 친환경•고부가가치 철강재 생산과 기술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현대제철•동국제강과 함께 건설기자재업체인 우신에이펙 등 3개사가 이번에 원샷법 적용대상으로 추가되면서 원샷법 사업재편계획 승인기업은 7개 업종, 10개 기업으로 늘어났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