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말 현재 현금성자산 1198억원, 유동자산 9626억원… 인수 무리없을 듯
국내 대표 강관업체인 세아제강이 미국 휴스턴 소재 OCTG(유정용강관) 제조 및 프로세싱 업체 두 곳의 자산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세아제강은 이번 M&A(인수합병)를 통해 제품 생산에서부터 후처리까지 가능한 OCTG 완제품 생산체제를 미국 내에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한국 강관 업체가 글로벌 철강사들의 격전지인 미국에서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세아제강이 자산을 인수한 2곳은 ‘라구나 튜블라 프로덕트 코퍼레이션’과 ‘OMK 튜브’다. 인수 가격은 1억 달러(약 11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으로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198억원을 갖고 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비롯해 매출채권 3519억원, 재고자산 3905억원 등 유동성 자산이 9626억원에 달한다.
유동성 자산은 1년 이내에 자산을 팔아 현금화 할 수 있는 현금동원력을 나타내주는 지표로 세아제강이 미국 2곳의 강관업체를 인수하는 데 드는 돈 1170억원을 무난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아제강의 영업이익을 보면 2011년 1424억원, 2012년 1734억원, 2013년 1546억원, 2014년 1642억원, 2015년 777억원으로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9월 말 현재 연결기준 누계 매출액 1조2947억원(전년동기비 -22.8%), 영업이익 539억원(전년동기비 -21.8%), 당기순이익 382억원(전년동기비 -6.4%)을 기록했다.
세아제강이 2015년부터 실적이 급감한 가운데 미국 강관업체 2곳을 인수하며 미국 현지내 일괄생산체제를 갖춘 데 대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이 이 때문이다.
세아제강은 이번에 인수한 설비를 기반으로 미국 내에 새로운 제조법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휘령 세아제강 대표는 “이번 미국 OCTG 설비 인수를 통해 미주지역 에너지용 강관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아제강은 철강 시장의 공급과잉에 대처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늘리고 글로벌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4년 2월에는 이탈리아 특수강관업체인 이노스텍을 9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 3월엔 포스코특수강을 1조원에 인수했다.
철강업계에서는 보호무역주의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보호무역 주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철강재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은데 미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면 이런 부담에서 훨씬 자유로워진다.
강관산업은 조선, 자동차, 기계 등 여러 수요산업 중 최대 수요산업인 건설산업의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고 그 외 석유, 가스 등의 에너지용 강관 수요산업의 영향을 받는다. 계절적으로는 1분기와 3분기가 비수기, 2분기와 4분기가 성수기에 해당된다.
대신증권 이종형 연구원은 “날로 강화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속에서 현지생산 확대를 통해 강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세아제강은 주력 수출시장이던 미국에게 2014년 유정용강관 12.82%, 2015년 송유관 2.53%의 반덤핑관세 판정을 받은바 있고 지난 10월 연례재심을 통해 유정용강관에 대한 반덤핑관세율이 3.80%로 낮아졌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유정용강관 수요는 유가에 후행하는데 2015년 급감했던 한국의 유정용강관은 2016년 들어 바닥을 확인하고 회복 국면”이라며 “반덤핑 관세율이 9%포인트 가량 인하되면서 대미수출 수익성도 일부 회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세아제강은 올 4분기부터 수출 수익성 개선과 함께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면서 “이번 미국 현지 강관업체 인수는 주가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세아제강의 주가는 1일 종가 9만1500원으로 올해 1월 21일의 저점 4만7600원에 비해 92.2%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