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업분석] 현대미포조선, 세계 석유공급 과잉으로 제품수출 늘며 PC탱커 수요 증가

글로벌이코노믹

[기업분석] 현대미포조선, 세계 석유공급 과잉으로 제품수출 늘며 PC탱커 수요 증가

“노후선박 대체 수요 등으로 내년 PC탱커 200척 이상 발주될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미포조선은 세계 석유공급 시장과 깊은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대미포조선의 실적과 전망을 석유 수급과 석유제품 수출 등에서 찾으려 한다.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연구원은 세계 석유공급 경쟁으로 해상운송이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PC(석유제품) 탱커 수요 증가가 현대미포조선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석유산업의 공급과잉은 석유정제 수요 및 석유제품 운송량을 늘려주고 있다”며 “관련 기업으로는 SK이노베이션, 현대미포조선, 스콜피오 탱커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세 기업은 석유제품을 생산(정유)하고 운반(운송)하고 운반 도구(탱커)를 제작하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고 세 기업의 주가는 시차는 차이가 있지만 같은 방향성을 보여오고 있다는 것.

박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의 실적과 주가가 산업의 흐름을 따라가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이 결정됐지만 세계 석유산업의 공급과잉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OPEC의 감산에도 석유공급과잉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원유 수출시장에서 OPEC의 위상은 현저히 낮아져 있다.

러시아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때에 따라 급히 늘어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므로 남아도는 원유는 산유국들에게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중동의 원유 수출실적은 미국에서는 셰일(Shale)에너지에, 중국에서는 러시아에 뺏기고 있다”며 “중동은 수출하지 못하고 남아도는 원유를 정제를 통해 석유제품으로 밀어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같은 원유 수입국가에서도 석유정제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나고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석유제품 수출량은 급격히 증가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석유 공급경쟁과 저유가 시대가 탱커 수요를 늘려주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원유를 운반하는 Crude 탱커보다는 석유제품을 운송하는 PC탱커 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5년 들어 중국은 석유제품 순 수출국가로 전환됐고 수출량은 매년 늘어나면서 PC탱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 2018~2019년이면 중동에서도 석유제품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PC탱커 수요는 상당기간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량 증가는 아시아 지역의 석유제품 수송거리와 루트를 과거보다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으로 향하던 석유제품들이 호주와 같은 더 먼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PC탱커 톤-마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박 연구원은 “PC탱커는 세계 석유 공급경쟁, 석유제품의 지역별 불균형, 환경규제로 인한 노후선박 대체수요 등의 이유로 내년 발주량이 200척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며 “PC탱커 분야 선두 조선업체인 현대미포조선의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4조3160억원(전년비 -7.2%), 영업이익 2274억원(전년비 +241.4%), 당기순이익 2286억원(전년비 +789.5%)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달 강환구 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한영석 대표가 일시적으로 대표이사 직무를 맡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 9월 말 현재 18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주당순이익(EPS)이 9125원에 이른다. 현대미포조선의 주가는 6만4000원을 오르내리고 있어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3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 현대미포조선이 영위하는 사업은


현대미포조선은 1975년 창립돼 중형선박 건조부문의 최고의 조선소로 자리잡았다.

석유화학제품 운반선과 중형 컨테이너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고 LPG/에틸렌 운반선, 자동차운반선, 냉동 컨테이너선, 컨-로(CON-RO)선, 아스팔트 운반선, 해양작업지원선(PSV) 등 고부가 특수 선박시장에도 진출했다.

1996년에는 기술력을 전수해 베트남에 합작설립한 현대-비나신 조선소를 통해 조선부문을 확장하고 있고 2008년 지분을 취득한 하이투자증권 및 하이자산운용을 통해 금융투자업에도 진출했다.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그룹에 속한 계열회사이며 현대중공업 기업집단에는 28개 국내 계열회사가 있다.

조선 부문은 현재 선복 과잉공급에 따른 해운 시황 위축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 전망 등으로 선박 발주량이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 회복 및 신흥개발국가들의 경제성장세가 지속되어 해상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이에 따른 선박 발주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환경 규제 및 안전 규정 강화에 따라 친환경 고효율 선박으로의 선박 교체 수요도 지속적으로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부문은 국내외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고유재산운용 및 선물•옵션•채권 등의 자기매매업무 경쟁력을 확대하여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구축해 놓고 있다.

수탁매매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를 벗어나 다양한 상품을 기반으로 하는 안정적인 수익달성과 인수합병(M&A), 고유재산(PI)투자, 투자금융(IB) 등에서 신규 수익원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 9월 말 현재 최대주주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지분 42.34%(846만8246주)를 갖고 있으며 아산재단이 0.43%(8만6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12.01%(898만3258주)를 갖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 투자포인트


애널리스트들은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업황이나 수주 개선여부를 확인한 후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올 3분기 실적이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 늘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의 3분기 매출액은 9265억원(전년동기비 -32.1%), 영업이익 383억원(전년동기비 +45.6%), 당기순이익 351억원(전년동기비 +475.4%)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12.3%, -48.3%, -64.6%로 나타났다.

동부증권 김홍균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았다”면서 “하계 휴가 등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매출액이 감소하고 원화 강세, 위로금 지급, 한진해운 관련 선박펀드 손실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란 및 몇몇 실수요자 중심으로 유조선, 카페리선수주가 가시화되고는 있다”면서 “연말까지 8억 달러 이상 추가 수주가 인식되는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애셋대우 성기종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 요인과 환율 하락, 인도분 지연 등으로 매출이 줄었다”면서 “주식시장 거래량 감소로 하이투자증권의 매출이 급감한 것도 매출 부진의 이유”라고 판단했다.

성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늘어난 데는 2014~2015년에 수주했던 상대적 고마진 선박 투입이 늘고 외주 비중 확대, 현지화와 모듈화 등 자재비 절감 등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공정개선에 따른 충당금 환입 효과도 일부 반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전재천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제유 물동량이 줄어 MR(중형) PC선의 발주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재천 연구원은 “정제유 해상 물동량이 줄어들면 현대미포조선 매출의 50% 내외를 차지하는 PC선의 발주 기대감도 줄어들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 이후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애널리스트겸 펀드매니저)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