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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솔제지, 한솔아트원제지 흡수합병… 무엇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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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솔제지, 한솔아트원제지 흡수합병… 무엇을 노리나?

한솔아트원제지 시급한 재무구조 개선 부담 덜어, 법인세 감면 혜택도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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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한솔아트원제지를 흡수합병 한다고 공시했다.

한솔제지가 신주를 발행해 한솔아트원제지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비율은 한솔제지 1 : 한솔아트원제지 0.0906618이다. 한솔아트원제지 11주를 갖고 가면 한솔제지 1주로 바꿔주는 셈이다.

한솔제지의 액면가는 5000원이며 주가가 1만900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한솔아트원제지는 액면가 1000원으로 주가가 1700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솔아트원제지는 5000원 환산가격으로 8500원 꼴이다.
한솔제지와 한솔아트원제지는 합병비율을 크게 넘지 않는 선에서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솔아트원제지의 올해 9월 말 현재 최대주주는 한솔홀딩스로 지분 79.67%(3104만4816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였던 한솔제지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2014년 8월 회사 분할을 결정했고 2015년 1월 분할됐다. 이 분할로 존속법인이 한솔홀딩스로 상호변경 되어 한솔아트원제지의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 9월 말 현재 한솔제지와 한솔아트원제지의 실적을 보면 한솔제지가 보다 나아 보인다.

한솔제지는 9월 말 누적으로 별도기준 매출액이 1조71억원, 영업이익 971억원, 당기순이익 534억원을 기록했다.

한솔아트원제지는 누적 별도기준 매출액이 1631억원, 영업이익 75억, 당기순이익 -388억원으로 나타났다. 중단사업 손실이 377억원 발생하며 순익을 깎아 내렸다.

재무구조도 한솔제지가 한솔아트원제지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다.

한솔제지는 9월 말 현재 자본총계 4537억원, 부채총계 948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09.0%에 달한다.

반면 한솔아트원제지는 자본총계 749억원, 부채총계 325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34.6%로 나타났고 한솔제지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한솔제지가 여러 측면에서 실적이나 재무상태가 열악한 한솔아트원제지를 합병하려는 데는 제지 산업 내에서의 생존 차원과 특수지 사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략적인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인쇄용지의 연간 수요는 평균 3.5% 감소하는 추세다. 2020년까지 연간 4.5%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전세계 감열지 시장은 연간 4~6%, 라벨 용도의 아시아 감열지 시장은 7%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한솔제지 이상훈 대표는 “양사 합병 후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감열지 분야 세계 1위 지위를 확보해 2020년 매출 2조원에 영업이익 16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한솔제지와 한솔아트원제지의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현석 연구원은 “합병에 따른 한솔아트원제지의 이익 기여와 법인세 감면 혜택이 긍정적”이라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감열지 부문 사업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했다.

김 연구원은 “한솔아트원제지가 올 3분기 기준 차입금 2744억원 부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다”며 “이번 합병으로 합병 법인 부채비율은 내년 말 187% 수준으로 재무 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HMC투자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이번 합병이 글로벌 감열지 시장에서의 우월적인 경쟁력 확보의 계기와 사업포트폴리오의 효율화 개선의 기회”라며 “향후 인쇄용지 업계 업황 개선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까지 호실적 지속이 가능하고 배당주로서의 매력 등을 감안한 결론”이라며 “합병에 따른 희석(dilution) 효과는 불가피하나 제품판가, 국제 펄프가격, 환율, 국제유가 등이 우호적이어서 영업실적 모멘텀 추세가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솔아트원제지는 신호제지 시절 적대적 M&A(인수합병) 과정에 적지 않은 ‘후유증’이 있었으나 이번 합병으로 아픈 기억에서도 벗어나게 될 기회를 맞았다.

대법원은 최근 신호제지의 적대적 M&A를 알면서 도운 신한은행에 대해 신호제지 전 경영자에게 15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최종 판결한 바 있다.

두 회사는 내년 1월 25일 각각 합병 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3월 1일 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솔제지의 주가는 9일 종가 1만9200원으로 올해 4월 22일의 고점 2만5224원에 비해 23.9%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화면캡처 : 키움증권이미지 확대보기
화면캡처 : 키움증권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