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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대성산업가스, MBK파트너스에 2조원에 팔린다… 기업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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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대성산업가스, MBK파트너스에 2조원에 팔린다… 기업가치는?

2016년 9월 말 현재 EBITDA 578억원 규모… ‘높은 가격 매수’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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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산업가스가 시장의 예상 매각 가격을 훨씬 뛰어 넘어 2조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팔리게 됐다.

대성합동지주와 골드만삭스는 대성산업가스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MBK파트너스를 선정했다.

올해 2월 초 대성산업가스 본입찰에서는 인수 후보자가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MBK파트너스 등 세 곳의 사모펀드로 압축됐다.

이들 3곳의 사모펀드는 당초 1조5000억원대의 인수 가격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입찰) 방식을 적용하면서 매각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됐다.
MBK파트너스는 골드만삭스에 인수 희망가격 2조원을 제시하면서 경쟁상대였던 텍사스퍼시픽그룹 등은 거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산업가스는 산소, 질소, 알곤 등 일반 산업용가스에서 전자산업용 특수가스, 초고순도 순수가스, 표준가스, 정밀혼합가스, 의료용가스, 가스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대성산업가스의 최대주주는 골드만삭스의 투자 손자회사 격인 Broad Street Principal Investments Holdings, L.P.가 지분 52.1%(174만9016주)를 갖고 있다. 이어 대성합동지주가 35.5%(119만1300주), 기타 12.4%(41만6984주)로 되어 있다.

대성산업가스 지난해 9월 말 현재 연결기준 매출액은 3836억원, 영업이익 476억원, 당기순이익 136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대성산업가스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상각비 102억원을 합한 578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연율로 환산한 EBITDA는 771억원 규모에 상당한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2조원은 EV/EBITDA(기업가치/EBITDA)로 계산하면 26배에 달한다.

M&A(인수합병) 시 일반적으로 계산하는 EV/EBITDA 10배수에 달하면 상당히 높은 셈이다.

대성산업가스의 EBITDA 771억원과 EV/EBITDA 10배수를 계산한 기업가치는 771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대성산업가스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1~9월까지의 EBITDA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4분기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상각비가 크게 늘면 EBITDA가 올라갈 수 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 희망가 2조원을 제시했지만 모두 현금으로 대성산업가스를 사는 것은 아니다.

대성산업가스의 기존 부채와 해외 자회사 지급보증분은 약 6000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영권 지분 거래 과정에서 매각자가 해소해야 할 재무적투자자(FI)들의 전환사채(CB) 상환분도 2000억원 가량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는 이들 부채와 전환사채 상환분을 제외하면 지분 100%의 거래대금으로 약 1조2000억원을 내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대성산업가스 예비입찰에서 SK그룹과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등 10여개사가 참여했으나 가격 문제로 대성산업가스 매각이 위기를 맞기도 했다.

SI(전략적투자자)인 SK와 효성이 1조원을 밑도는 가격을 제시해 적격예비후보에서 탈락했고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던 에어프로덕츠와 린데 등도 가격 인식 차이로 자진 철회했다.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의 최종 승리자는 골드만삭스로 보인다.

대성산업가스 입찰 방식에 프로그레시브 딜을 적용하면서 매각 가격을 크게 끌어 올렸고 결과적으로 지분 차익도 많이 남기게 됐다.

대성산업가스 지주사인 대성합동지주는 건설과 부동산 분야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며 자금난에 빠져 지난 2014년 골드만삭스에 대성산업가스 지분(62%)을 팔았다.

김영대 대성합동지주 회장이 주식매수선택권(38%의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매각작업이 급속 진행됐다.

M&A 업계에서는 대성산업가스 지분을 4억달러(4715억원)에 사들인 골드만삭스가 이번 매각으로 지분매입 가격의 2배에 가까운 차익을 챙기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